▲한나라당 소장파 모임인 수요모임, 비주류 모임인 발전연, 중도성향의 푸른모임, 초선모임인 초지일관 소속 의원 20여명이 8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긴급연석회의를 열고 전당대회에서 역할론에 대해 논의했다. 각 모임의 대표인 임태희, 박형준, 박계동 의원과 곽영훈 위원장이 기자실에서 브리핑하고 있다.이종호
"가장 큰 적은 내부에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말이다.
박 대표가 말한 '적'은 누굴까? "승리에 안주하는 게 위험한 일"이라고 추가 설명한 걸 보면 대세론을 뜻하는 것 같다. 대세론에 젖어 분위기가 이완되면 틈새가 생기고, 그 틈새가 방죽을 허물 수도 있음을 경계한 것 같다. 잘 나갈수록 몸조심 하는 건 만고의 이치다. 소장 개혁파 의원들이라고 이 이치를 모를 리 없다.
미래모임 결성이 뜻하는 바
이들은 어제 '당의 새로운 미래를 지향하는 모임'(미래모임)을 만들었다. 당 대표를 뽑는 7·11 전당대회에서 독자 단일후보를 내기 위한 한시적인 모임이다. 소장파 모임인 '수요모임', 비주류 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와 '푸른모임', 초선 모임인 '초지일관'이 참여했다.
'미래모임'이 독자 단일후보에 목을 매는 이유는 분명하다. 당 대표 경선이 대권주자 대리전으로 흐르는 것을 제어하기 위해서다. 불이 세면 옆 나무를 태우는 법이다. 그럴 바에는 완충지대를 넓히고 대권주자를 양 옆으로 벌리는 게 낫다.
하지만 이게 전부일까? 아니다. '미래모임'이 지향하는 '미래'는 '당의 새로운 미래'다. '당의 새로운 미래'라는 개념은 이념적 정체성과 지지기반, 지도체제를 모두 아우른다.
시점이 적절하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더 나아가 시민사회단체에선 표심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표심의 보수화 경향이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를 놓고 진보개혁층의 붕괴라는 주장과 일시 이탈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아무래도 좋다. 한나라당으로선 '붕괴'든 '일시 이탈'이든 호재인 것이 분명하다. '붕괴'라면 '다지기'로 잇고, '일시 이탈'이라면 '껴안기'에 나서면 된다. 그러면 외연이 확장된다.
관건은 '다지기' 또는 '껴안기'의 준비태세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독자 단일후보 주장이 뜻하는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