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는 15일 오후 2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경기도 부천 세종병원에서 집회를 열어 단협 일방해지 철회와 성실교섭을 촉구했다석희열
단체협약 갱신을 놓고 노사가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부천 세종병원의 박영관(70) 이사장이 전임자 수를 문제삼으며 노조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노조는 "이사장이 잘못 판단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박 이사장은 "우리나라 기업별 노조의 전임자 수가 조합원 280명당 평균 1명인데 비해 세종병원노조는 조합원 40명(현재는 35명)에 전임자가 3명이나 된다"면서 "이것은 우리나라 전체 평균의 21배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15일 밤 기자와의 통화에서 파업사태의 해법을 묻는 질문에 "문제는 노조 전임자 수"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조합원 280명 미만인 노조에는 전임자를 둘 수 없는 것이냐'고 묻자 "정당하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하자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가지고 5개월 동안 파업하는 것은 억지"라고 노조를 겨냥했다. 그동안 세종병원은 노조에게 0.5명(반전임)의 전임만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노조는 "전임자 수를 조정하자는 데는 동의하지만 노조 환경이 다른 기업끼리 조합원 수에 따른 전임자 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난센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근선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자유로운 노조 가입과 탈퇴를 보장하지 않으면서 다른 기업과 노조 전임자 수를 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세종병원지부 전임자 수는 3명이 아니라 2명"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5, 6년 전 단체협상에서 퇴직금 누진제를 없애주는 대신 2006년 말까지 전임자를 한 명 더 보장받기로 한데 따른 것으로 단협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또 "자기들은 상급단체인 보건의료노조에 교섭권을 맡기면서 병원쪽에서 교섭권을 경총에 위임한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며 "자기들 마음대로 대화 상대를 정해놓고 '이 사람 아니면 대화 안 하겠다'고 하면 노조가 하자는 대로 따라가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서도 노조는 불만이다. 이근선 부위원장은 "산별노조는 하나의 노조다. 그래서 보건의료노조는 세종병원지부의 상급단체가 아니며 교섭권을 위임받은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박 이사장의 말은 산별노조에 대한 법 이해가 부족해 생기는 오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