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조망 너머 북한땅이 궁금한 우검파씨김혜원
지난 2003년 중국 공산당 고위당원으로서 북한을 방문했었다는 그에게 북한의 어떤 모습을 보았느냐고 물어보니 실제로 가보면 알려진 것에 비해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디나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개성 쪽 농촌 민가에도 들러보았는데 사는 건 넉넉지 않아 보였지만 사람들은 참 순박하고 착했습니다. 북한 여성들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남한 여성들은 화장을 짙게 해 본래의 아름다움이 잃어버리고 꾸며진 것 같은 인상을 받곤 합니다.”
남북이산가족찾기 방송을 보면서 자신도 많이 울었다는 그는 더 이상 한반도에 가슴 아픈 이산의 슬픔이 계속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분단이나 통일이라는 말이 너무 익숙해서인지 심각하게 고민해본 일이 없는 저는 중국인의 과도한 관심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6월 16일 우리는 임진각을 방문했습니다. 우씨가 바라던 판문점 방문은 예약이 필요한 절차를 잘 몰랐던 관계로 무산되고, 그 대신 방문이 용이한 임진각과 통일전망대를 가보기로 한 것입니다.
우씨는 자유로로 접어들며 철조망이 쳐진 군 작전지역이 눈에 보이자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우리는 예사로 보아왔던 철조망이 그에 눈에는 예사로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 텔레비전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 중이라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직접 이런 철조망과 초소를 보니 분단국가의 긴장감이 실감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별로 우려를 하지 않는 것 같아 보여 이상합니다.”
그는 정말 한반도의 전쟁을 우려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발사 뉴스에 대해서는 별다른 위기감을 가지지 않고 오히려 며칠 뒤 열릴 월드컵 프랑스전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 한국인들의 모습이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신문이나 방송 그리고 국민적인 관심이 온통 월드컵에 쏠려있는 지금의 분위기를 보면 그가 그렇게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나 역시 미사일발사 뉴스에 대해 별다른 위기감을 느끼고 있지 않다고 하니 더욱 놀랍다고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분단이라는 현실과 북쪽의 다양한 정치공세를 오랜 시간 접해 내성이 생긴 때문이라는 것을 그에게 설명할까 하려다 그만둡니다. 그로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속한 통일을 기원…국민들 행복하고 평안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