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누나들이 사탕을 주었다고?김혜원
"OO휴게텔. 피로에 지친 당신의 삶에 여유를, 오늘 당신은 황제. 피부관리, 등관리, 발관리."
'휴게텔은 뭐하는 곳이지? 피부관리, 등관리, 발관리라면 피부관리실인가? 그런데 왜 이런 선정적인 그림이 필요한 거야?' 꼬리를 무는 궁금증에 사탕봉지를 가지고 나와 남편에게 물어봅니다.
"당신 이런 사탕 본 적 있어? 휴게텔이 뭐하는 데야? 휴게텔 광고가 들어있네."
"거기 안마시술소 비슷한 데야. 점심시간이나 저녁때쯤 되면 우리 사무실 근처에서도 늘씬하고 이쁜 아가씨들이 그런 사탕 많이 나눠주던데."
"그럼 불법 아니야? 혹시 성매매도 하는 거 아니야?"
"글쎄 불법이라면 그렇게 많은 업소가 생길까? 성매매는… 안 가봐서 잘 모르겠지만 듣기로는 그런 일도 있다고 들었어."
불법안마시술소에서 남편은 물론 이제 스무 살 밖에 되지 않은 아들에게까지 마구잡이로 저런 광고물을 돌리고 다닌다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열이 확 오릅니다.
"이런 광고지 돌리는 건 단속을 안 해? 어른이고 청소년이고 없이 이런 거 주는 건 잘못된 거잖아. 단속을 해야지. 그리고 시각장애인이 아니면 안마사자격증을 딸 수 없다던데, 시각장애인이 안마를 하는 게 아니라면 그것도 불법 아닌가?"
흥분하는 나에게 남편은 공연한 신경 쓰지 말라며 단속도 소용없더라는 말을 합니다. 남편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도 불법안마시술소가 있는데 입구에 감시카메라가 달려있어 아무나 문을 열고 들어갈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분명 젊은 여성들을 고용해서 영업을 하는 것 같은데 얼마 전 경찰들이 조사를 나왔는데도 아직 영업을 하고 있는걸 보면 단속하는 것도 쉽지 않은 모양이라고도 합니다.
그날 오후 잠에서 깨어난 아들에게 사탕을 받은 과정을 물어보니 아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합니다.
"그거 예쁜 누나들이 줬어요. 잘 해준다고 꼭 오라던데요."
"미쳤어. 너 같은 애들한테 그런단 말야? 아빠 같은 아저씨들 말구?"
"그럼요. 주로 우리 같은 젊은 애들한테 많이 주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