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강연에는 사월혁명회 소속 회원 30여 명이 참석했다.석희열
또 그는 "마킬라도라에 한때 최고 180만명이 고용되었지만 지금은 150만 명으로 줄었다"면서 "이들이 하루 12시간을 일하고 받는 월급은 고작 20~40만원"이라고 전했다. 이는 초국적 기업의 최저임금이 멕시코의 최저임금 수준보다 낮게 책정됐기 때문.
멕시코는 1990년대 이후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중소기업들이 대거 몰락했다. 전통음식인 토르티야마저 미국산 옥수수로 만들어 먹을 정도로 농업 또한 황폐화의 길을 걷고 있다. 이 모두가 북미자유무역협정에 따른 개방화 때문이라는 것.
정 전 비서관은 "개방 이후 멕시코 농업이 비료와 농약에 의존하게 되면서 비용을 댈 수 없는 생계형 농가는 모두 망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은 여기에 유전자 변형까지 하여 종자의 생식능력까지 말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생계를 잃은 농민과 해고 노동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세 가지. 정 전 비서관은 이에 대해 ▲농민반란을 일으키거나 ▲도시빈민으로 멕시코시티로 몰려들든가 ▲멕시코 국경을 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500만 명이 해마다 국경을 넘는다는 것.
그는 "농산물에 대한 유전자 변형 표시 문제로 스위스가 미국과의 FTA 협상을 중단한 것을 비롯하여 올해만 4개 나라에서 FTA를 중단했다"면서 "FTA 협상을 중단한 나라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 비서관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7장의 독소조항. 기업이 국가를 상대로 제소할 수 있는 '투자자-정부간 소송제도'에 관한 것으로 나프타(NAFTA) 11장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이 제도로 미국 기업과 한국 정부간 소송에서 한국 정부가 패소했을 경우 유사 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고 정부는 제소 당할까봐 스스로 규제를 약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결국 국내법이 무력화 돼 한국의 주권과 민주주의가 말살된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그는 "민영화, 개방화, 긴축정책이 미국의 FTA 전략"이라며 "시민사회가 한미 FTA 협상문을 국민에게 공개하도록 정부를 압박하는 한편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을 계속한다면 한미 FTA를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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