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 '가마솥'이 가장 많은 마을은?

[포토에세이] 나물 농사의 메카 '사동'

등록 2006.06.23 17:44수정 2006.06.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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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동항을 배경으로 나물을 삶는 가마솥의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
사동항을 배경으로 나물을 삶는 가마솥의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배상용
흔히들 '사동'이라고 하면 울릉도 사람들은 나물을 연상한다. 사동 주민들의 80% 이상이 나물을 재배하고 수확하고 삶고 말리는 등 거의 하루종일 나물 밭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비싼 기름값에 나무를 이용하지 않고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비싼 기름값에 나무를 이용하지 않고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배상용
나물밭들은 대부분 비탈에 위치해 주민들이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나물밭들은 대부분 비탈에 위치해 주민들이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배상용
일손이 모자라 군인들도 나물 다듬기에 나섰습니다
일손이 모자라 군인들도 나물 다듬기에 나섰습니다배상용
그게 언제였던가. 숙박업을 하는 필자에게 관광객이 한마디 툭 건넨다.

"울릉도라면 뭐든지 물어 보쇼."
"이 울릉도에 다녀간 것만 열 번이 넘어서 어지간한 울릉도에 대한 자식은 이곳 주민보다 아마 나을 거요. 허허…."


이 소리에 필자는 웃음을 지으며 한마디 질문을 건넨다.

"오호. 그래요…. 천부라는 동네는 아는기요?"
"그럼요."
"그럼 사동은요?
"하하. 알다마다요."
"그라믄 에스디는?"
"예? 에스디? SD?"
"그런 동네도 있습니까?"
"하하. 있다마다요…. 좀더 울릉도에 대해 공부해서 답 좀 알아보세요."


워낙 일손이 부족해 등산온 주민들도 한몫 거듭니다
워낙 일손이 부족해 등산온 주민들도 한몫 거듭니다배상용
삼나물이 싱싱해 보이죠?
삼나물이 싱싱해 보이죠?배상용
한때 헬기장으로 사용됐던 장소도 나물 말리기에는 정말 적격입니다
한때 헬기장으로 사용됐던 장소도 나물 말리기에는 정말 적격입니다배상용
1만명도 채 되지 않는 주민수로 인해 정치적으로도 소외된 울릉도에, 그 울릉도 내에서도 적은 주민수로 인해 관심과 지원에 있어 지역적 소외감을 무던히도 많이 느꼈을 사동 주민들. 그래서인지, 울릉도 내에서도 주민들의 단결력 하나만큼은 그 어느 동네에 뒤지지 않는, 아니 최고라고 불린다.


특히 울릉도 내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동이라는 동네 명보다는 사동의 영어철자에서 딴 'SD'가 더 잘 통용되는 것도 외지인들에겐 색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삶겨진 삼나물, 이제 말리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삶겨진 삼나물, 이제 말리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배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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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마다 나물이 널려 있습니다. 사동에서는 가장 흔히 볼수있는 광경입니다
도로마다 나물이 널려 있습니다. 사동에서는 가장 흔히 볼수있는 광경입니다배상용
이런 사동 주민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이런 얘기들을 한다.


"우리야 바라는 게 뭐 있겠습니까? 좋은 나물 생산해서 좀더 비싼 가격에 판매되었으면 하고, 육지의 대형마트 같은 곳에 판매망 걱정 안하고 마음놓고 나물을 생산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뿐이지요.

그리고, 이곳 사동은 물 부족이 가장 문제라예. 워낙 골짜기 골짜기에 동네가 형성되어 있어 물 부족 현상으로 농사짓기에도 애로가 많고, 가뭄이 심할 때나 겨울철이면 영락없이 수도관이 얼어붙어 아랫마을까지 물을 운반해 쓸 만큼 애로사항이 많지요. 하루빨리 물 부족이 해결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지요."


고비라는 나물입니다. 처음 보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
고비라는 나물입니다. 처음 보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배상용
주민들의 이런 저런 바람 속에 특이하게 만들어놓은 나물을 삶는 가마솥은 사동 동네 특유의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매우 예쁜 모습으로 비쳐진다.

덧붙이는 글 | 배상용 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 현지 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덧붙이는 글 배상용 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 현지 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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