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자료사진).오마이뉴스 강성관
"지금보다는 낫지 않을까 해서 한나라당을"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적극적 선택의 대상은 아니었다.
주부 I씨는 "선거가 싹쓸이가 될 것이란 생각을 못했다"며 "자꾸 방송에서 '싹쓸이다, 싹쓸이다' 하니까 정말 싹쓸이해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대세론의 영향을 실감케 했다. 또한 박 대표 피습, 정계개편 발언을 통해 불거진 '없어질 당' 논란, 민주노동당 사표 등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나라당이 잘할 것 같은 소신으로 투표한 분이 계시냐'는 질문에는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다만 "보통은 되는 것 같아서" "지금보다는 낫지 않을까 해서" "현 정권이 워낙 못하니까 어쩔 수 없이" 등의 답변이 나와 대안 부재론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의 싹쓸이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잠재되어 있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직장인 G씨는 "한나라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런 식으로까지 극단적으로 올려버릴지는 (예상하지 못 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주부 P씨는 "저도 한나라당을 지지했지만 그렇게까지 싹쓸이했다는 것 자체가 의외라고 생각한다"며 "투표해놓고 '아 큰일났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O씨도 "공산 국가마냥 그 정도로 아주 특정 당을 지지했다는 것은 생각보다 심했다"고 결과에 대해 편치 않은 속내를 드러냈다.
한나라당의 이미지는 긍정이든 부정이든 '과거'가 규정하고 있다는 분석결과도 나왔다. 특히 40대 자영업자들에게 한나라당은 "상대적인 경륜과 향수를 주는 정당"으로 비춰졌다.
자영업자 H씨는 "박통이 생각난다"고 말했고 자영업자 B씨는 "박정희 대통령이거나 전두환씨 생각이 많이 난다"며 "이회창씨 두 아들의 병역 문제"도 거론했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누구일 것 같냐'는 질문에는 "잘사는 사람" "강남사는 사람"이라는 의견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