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문수사 가는 길에서 만난 민들레조태용
들꽃은 행복한 자리를 알고 있다. 들꽃은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안다. 들꽃이라고 해서 아무 곳에서나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너무나 잘 알고 꽃을 피운다. 물봉선은 물가에 있고, 양지꽃은 햇살 좋은 곳에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을 알고 행복해야 할 곳은 안다. 행복한 사람도 이와 같다.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모르고 추한 태를 보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지금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디인가? 좌불안석(坐不安席)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자기 자리가 아니면 행복하지 못하다. 물봉선이 물가를 떠나 살 수 없듯이 자기 자리가 아닌 곳에 있는 사람 또한 행복하지도 못하며 오래 그 자리를 지키지도 못한다.
들꽃은 스스로 꽃을 피우고 생존하기 때문에 진실로 아름답고 행복하다. 작은 일이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과정 속에 노동의 보람이 있으며 행복도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 시켜서 일을 하고, 행복이 아닌 돈을 위해 일한다.
'이 일을 하면 돈이 얼마가 들어오는가'와 '이 일을 하면 얼마나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천칭저울 양쪽에 놓는다면 어느 쪽으로 기우는가? 만약 행복 쪽으로 접시가 기운다면 당신의 이미 들꽃을 닮은 사람일 것이다.
'들꽃에게 무엇을 배우고 느끼냐'는 모두 당사자의 몫이다. 들꽃은 사람에게 또는 나에게 배우라고 말한 적이 없으며 교훈을 주고자 그 자리에 있는 것도 아니다. 모두 사람의 생각이고 해석일 뿐이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도 들꽃, 아니 자연과 끊임없이 만나 그들과 찐하게 연애를 해 볼 생각이다. 그 속에 행복으로 가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참거래농민장터(open.farmmate.com)와 유포터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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