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샛날] 검게 변하면서 완전히 형태를 잃어버린 노랑각시버섯. 뒤로 자식들인 거뭇머뭇한 돌기들이 표출됐다.성종환
닷새째 되는 날에는 완전히 노란색을 잃어버리고 애초의 검은 빛깔로 되돌아가면서 버섯의 형체를 잃어버렸다. 그래서 짧았던 닷새간의 버섯 일생을 끝냈다.
3센티 남짓 작은 버섯의 한살이에서 인생을 보았다. 요즘 유행처럼 노인 계층에서 번지는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살기)의 인생살이라고 치면 유년기의 20년은 검은 돌기로 땅 위에 솟아나 노란색으로 키를 키우기 시작하던 첫날이다. 화려하게 자라며 뽐내는 청년기까지의 40년은 뱀밥처럼 가장 모양새를 뽐낸 이틀째이다.
화려하게 갓을 활짝 펴고서 버섯의 위용을 자라하던 사흘째 되는 날은 인생살이의 60년까지인가? 갓이 오그라들고 버섯대가 꺾여지며 고개 숙이던 나흘째, 인생으로 치면 80까지이리라. 그리고 닷새째, 처음과 같이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형체를 잃어가던 날은 마지막 하늘나라로 가는 100세까지로 볼까?
다양하게 촬영한 사진을 통해 무슨 버섯인지를 전문가에게 알아보았다.
노란각시버섯(Leucoagaricus birnbaumii)이란다. 주로 화분의 부식질에서 발생하며, 퇴비의 이용률을 높이기 때문에 식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식용여부는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하지만, 너무나 작고 예쁜 버섯이기에 식용으로 하기에는 무리인 것 같다.
사람들에게 "예쁘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일생을 살다가 사진으로 남겨졌으니 보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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