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감물염 바지. 요즘 이것만 입고 다니는데 여러 장 만들고 싶은 욕심이 날 정도로 시원하다.한지숙
바지 안쪽을 들여다보면 실밥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이음새도 삐뚤빼뚤하지만 그것은 나만 아는 비밀. 바짓가랑이 두 장을 이으면서 조급한 마음은 속도를 더해 갔다. 얼른 이어 두 다리 꿰었을 때의 느낌이 궁금해 손놀림은 더욱 빨라졌고 허리춤만 남긴 채 모두 이었을 때까지 몇 번을 입고 벗으며 '나홀로가봉'을 했는지.
동네에 모임이 있어 입고 갔다. 장마가 시작되어 아직 비는 나리지 않아도 후텁지근한 날씨, 가랑이 사이로 바람이 솔솔 불어드는데 다른 욕심 하나가 고개를 든다. 내친김에 블라우스도 하나 만들어…? 아예 모시나 삼베에 물들인 것으로 또 한 벌…?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 목덜미가 서늘하다.
덧붙이는 글 | '조간경남'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짙푸른 감잎이 싱그러운 여름입니다. 감꽃, 하나둘 떨어지고 땡감을 주워모을 때…,
곧 감물염의 계절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