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
뉴스앤조이 신철민(자료사진)
김동호 목사(높은뜻숭의교회)가 김홍도 목사(금란교회)의 세습을 비판하는 설교를 하자, 금란교회 교인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김동호 목사는 지난달 18일 '근사한 하나님의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김홍도 목사를 언급했다.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최종적으로 받은 강북의 대형교회 목사', '아들에게 당회장 자리를 넘겨준 교회'라는 표현을 써 김홍도 목사와 금란교회임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그러자 금란교회 교인들이 지난 6월 30일 장로회와 교인 일동의 성명서를 내고 김동호 목사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교회를 자기 걸로 착각해 이런 일 발생"
김동호 목사는 "남의 교회 이야기를 하게 되어 마음이 편치는 않다"며 "강북의 어느 대형교회 목사님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최종적으로 받음으로 더 이상 목회를 할 수 없게 되자 아직 서른다섯살도 안 된 아들 목사에게 당회장 자리를 넘겨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 아들 김정석 목사에게 교회를 세습한 김선도 목사를 상기하며, "여러 해 전 강남에서 대형교회를 목회하시던 그 목사님도 서른여덟살 된 아들에게 수만명이 모이는 교회를 세습케 하시더니 동생(김홍도 목사)도 그와 같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김동호 목사는 세습을 전근대적이라고 규정했다. 김동호 목사는 "사업을 조그맣게 할 때는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지만, 여러 주주의 돈으로 큰 회사를 이룬 주식회사가 되면 사장의 아들이라는 것만으로 그 회사의 사장이 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교회가 하나님과 교인들의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목사는 또 "김홍도 목사가 꽤 유명한 반공주의자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행동은 오히려 그가 비판하는 김일성을 닮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김홍도 목사의 아들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동호 목사는 "아버지 잘 만난 덕으로 젊은 나이에 남들은 꿈도 꾸지 못할 자리에 앉게 됐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불행한 사람"이라고 했다. 절대로 정당한 승부 끝에 얻는 승리의 기쁨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김동호 목사는 "만약 공정 경쟁을 거쳤다면 절대로 그 교회의 담임목사가 될 수 없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남의 자리와 기회를 도적질한 사람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면 그와 같은 아버지를 두지 못한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은 최선을 다해 공부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75세의 나이에도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난 아브라함이 너무 근사하다"며 "아브라함과 같은 믿음으로 근사한 삶을 살자"고 끝맺었다.
금란교회 "사과 안하면 법적 조치할 것"
이 설교가 알려지자 금란교회가 발끈했다. 금란교회는 지난 6월 30일 장로들과 교인 일동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고, "금란교회의 처지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김홍도 목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12만 금란교회 교인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공개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홍도 목사가 반공운동으로 현 정부와 계속해서 대립해왔다"며 "세상 법의 판결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목회를 그만 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아들을 세습하기로 결정한 것은 전적으로 장로들과 교인들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금란교회는 교회의 재산 일체를 유지재단에 편입해놓았으며, 이는 곧 목사 한 사람이 교회재산을 일부라도 임의로 처분하거나 소유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현 정부가 교회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목회자를 마음대로 구속하는 것도 안타까운 마당에 김동호 목사가 같은 목회자로서 교회를 주식회사에 빗대 말한 것은 유감이고, 이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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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목사, 그가 비판하는 김일성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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