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패러다임은 과연... 지난 6월 28일 오전 열린우리당사에서 열린 서민경제회복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김근태 의장과 오해진 서민경제회복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이같은 정책 혼선은 당 정책위원회와 서민경제회복위원회의 갈등으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김 의장은 중산층 서민의 피부에 와닿는 제도·정책을 내놓겠다며 서민경제회복위원회를 뒀다. 사실상 '김근태 경제 패러다임'이 담길 기구다. 그의 측근들은 "미국식 자유주의 시장경제와 유럽의 사회민주주의도 아닌 제3의 길"이라고 설명한다.
김 의장은 취임하면서 '추가 성장론'을 꺼내놓았다. 기업의 투자, 일자리 창출을 통해 마련된 재원으로 신자유주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양극화 해소의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추상'에서 '구체'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경기부양책과 관련, 강봉균 정책위원장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건설경기 활성화 등을 내놓고 있는 반면 김 의장은 "건설경기 활성화는 부동산 투기 부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이다.
김 의장은 이날도 "'제3의 길'을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통한 경제 활성화로 등치시키면 안된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지양해야 한다. 김영삼 정부 시절 '신경제 100일 작전'으로 과도한 투자가 이뤄졌고 그 부담을 국민이 안았다. 김대중 정부 때도 카드의 과도한 소비로 신용불량자가 속출하면서 금융시스템의 전반적 위기로 왔다. 앞뒤 가리지 않고 내수 소비를 증가하는 데 '올인'하지 않겠다."
하지만 이러한 기조와 소신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당내 소위 '실용파'쪽에서 주장하고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나 수도권 규제 완화와 같은 '우향우'는 아니라면서도 대안이 없다.
정치방학, 김근태호는 더 바쁘다
김 의장은 이날 "'벌써 한 달이구나'라는 느낌보다 '한달밖에 안되었나'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며 "그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그 어려움의 뇌관을 제거하기 위해 매일매일 안간힘을 썼다"고 소회를 드러냈다.
'정치방학'이라는 7·8월, 김근태 체제는 좀더 바빠졌다. 당직자 인선도 마무리해 일할 수 있는 진용을 짰다. 사무총장에 원혜영, 전략기획위원장에 이목희, 수석부총장에 우원식, 홍보위원장에 김형주, 전자정당위원장에 백원우 등 친GT(김근태) 성향과 40대 의원을 전면 배치했다는 게 특징이다.
아울러 서민경제회복위원회에도 좀더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의지다. 우상호 대변인은 "앞으로는 의제의 우선 순위와 활동방향을 정하기 위해 주제별 토론에 들어간다"며 "기업의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경제 주체, 전문가들과 토론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이목희 의원은 "전기·수도·가스·교통 등 공공요금 안정과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등의 대책, 영세자영업과 서비스산업에 대한 세제 및 금융 혜택, 이자제한법 등을 우선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