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염창동당사에서 새지도부 구성후 처음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 이재오 최고위원이 불참한 채 강재섭대표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7·11 전당대회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2일 새 지도부 구성 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이날 상견례를 겸한 새 지도부의 첫 회동에는 이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강재섭 대표를 비롯해 3명의 최고위원이 모두 참석했다.
이 최고위원이 첫 회의부터 불참함에 따라 지도부간 노선 갈등을 비롯해 내홍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가 (보수일색의) 이런 지도부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면서 "일단 며칠 조용히 지내며 생각을 정리한 뒤 활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이명박' 대리전 논란과 관련 "저쪽(박근혜쪽)이 다 공작한 것"이라며 "대리전 냄새를 풍겨서 '박심(박근혜 마음)'을 자극하고, 박근혜 전 대표도 노골적으로 가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박 전 대표가 그러면 안 된다"며 "내가 전당대회장에서 연설할 때 박 대표가 자리를 뜬 것은 사실상 연설방해 행위로 밖에 안 보인다, 내가 원내대표 할 때 그렇게 잘 모셨는데 한 마디로 배신행위 아니냐"고 발끈했다.
전날(11일) 전당대회에 참석했던 박근혜 전 대표가 이재오 최고위원의 연설 도중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전당대회 연설무대 정면에 있는 귀빈석에 앉아 있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8명의 후보 중 7번째로 나온 이재오 최고위원이 연설을 시작하자 갑자기 연설무대 옆에 마련된 장애인석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당 대표 사퇴 이후 처음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터라 박 전 대표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대의원들과 취재진의 시선이 일제히 집중됐고, 사진기자들이 박 전 대표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면서 연신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대의원들에게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연설이 박 전 대표의 이동 때문에 뒷전으로 밀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