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본섬과 신지도를 잇는 신지대교 사이로 여객선이 지나가는 모습박상건
우리나라 육지 최남단 완도 본섬의 건너편에 펼쳐진 섬이 신지도(新智島)이다. 본섬과 지척에 있어 이곳 섬사람들은 완도를 1일 생활권으로 삼아 살아왔다. 2005년까지만 해도 오일장과 수협 농협 공판장 등으로 가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철부선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완도읍과 신지도를 잇는 신지대교가 개통돼 철부선은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가고 철부선을 밀어낸 다리가 관광명물로 등장했다.
섬 안에서 배 시간에 맞춰 하루 세 번씩 맴돌던 시골 버스도 이제는 본섬에서 오가는 대중버스가 하루 18회씩 운행되면서 추억 속의 섬 버스로 기억되고 있다. 물론 철부선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47년째 바다에서 항해를 해온 철부선 선장 이정남씨의 감회는 남달랐다. 그이는 완도 토박이로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배를 타기 시작했다고 했다. 맨 처음에는 완도와 목포 구간을 운행하는 뱃사람이었다. 당시는 기상특보나 기상예보도 없었고 낡은 목선을 타고 새벽 6시 완도항을 출발해 오로지 선장의 감으로 파도를 헤쳐 청산도, 소안도, 노화도, 보길도, 넙도, 모도, 어룡포, 벽파진 등 3개 군 단위 섬을 거쳐 11시간 항해 끝에 목포항에 도착하는 험한 뱃길이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