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과 '게릴라' 세계시민기자 포럼을 접수하다

시골 '촌놈' 송성영 기자와 뉴스 '게릴라' 이정희 기자

등록 2006.07.17 18:56수정 2006.07.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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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이정희 기자와 '촌놈' 송성영 기자
'게릴라' 이정희 기자와 '촌놈' 송성영 기자김혜원
"송성영, 그는 '촌놈'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200만 원짜리 빈집을 수리해 시골로 이사 오면서 방송 일을 점차 줄여나가고 적게 벌어먹고 살다보니 널린 게 시간이었습니다. 시간이 남아도니 늘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었고 먹거리를 찾아 산행을 하다보니 건강도 좋아졌습니다. 아이들도 인스턴트 대신 산과 밭에서 나는 싱싱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고 아내는 가족을 위해 가끔 옷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지금 제가 입고 있는 옷도 아내가 만들어 준 옷입니다."

아내가 만들어 주었다는 특별한 옷차림과 텁수룩한 수염 때문에 지리산이나 계룡산에서 방금 내려온 도사처럼 보이는 송성영 기자는 단연 외국인 시민기자들이나 방송사들에게 인기 있는 한국인 시민기자였습니다.

강해 보이는 겉모습과 다리 약간은 수줍고도 부드러운 웃음, 그리고 어눌하지만 상대방을 긴장시키는 송성영 기자 특유의 말솜씨는 국적을 넘어서 세계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던 모양입니다.

송성영 기자에게 쏟아지는 내외국인들의 질문은 아마도 자연과 땅으로 돌아간 현대인의 모습에 대한 궁금증이었지 싶습니다. 점차 복잡해지고 다양화되며 쉴 새 없이 변화를 거듭하는 도시문화에 염증을 느끼는 현대인은 늘 자연을 꿈꿉니다.

그런 면에서 성공적인 귀농 사례로 꼽히는 송성영 기자의 사는 이야기는 현대인들이 어떻게 자연과 친화하며 조화롭게 그리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거두어주는 아주 좋은 모델입니다.


그러나 그의 글 속에는 오직 귀농의 삶만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흙냄새 나는 사는 이야기 속에 거대자본과 정치인, 청산되지 않은 과거사문제, 종교적 문제, FTA와 SOFA문제 등 사회문제를 녹여내고 있기에 그의 글은 단지 '시골촌놈'의 노랫가락으로만 머물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의 삶과 생각을 담은 기사로 사회변화를 이끌어냅니다. 그의 글에 영향을 받거나 동조하는 수많은 독자가 바로 시민기자인 송영성 기자의 힘이며 시민언론 <오마이뉴스>의 힘인 것입니다.


송성영 기자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인 시민기자 사례 발표를 한 이정희 기자는 현직 교사입니다.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교육관련 기사를 꾸준히 써온 이정희 기자는 스스로를 '게릴라기자'로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정희, 그의 글에는 땀과 열정이 있다"

"직업기자가 고전적인 복장에 일정한 장비(취재도구)나 교육을 받고 데스크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정규군이라고 한다면, 뉴스게릴라는 입고 있던 복장 그대로 한 손엔 디지털카메라 다른 한 손엔 달랑 취재수첩 하나를 들고 홀연히 취재현장에 나타나 취재를 마치고 가까운 PC방이나 자신의 아지트로 숨어들어 기사를 송고하고 유유히 사라지는 비정규군입니다."

내가 아는 이정희 기자도 그가 말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의 기사에서는 언제나 생생한 현장의 모습과 함께 그의 땀과 열정이 느껴집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좋은 뉴스거리가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주체할 수 없이 가슴이 뛴다는 이정희 기자. 취재에 빠진 나머지 아내의 생일마저 잊어 가족들에게 왕따를 당할 뻔한 일도 있다는 이정희 기자의 열정을 저는 이해합니다. 그의 두근거리는 가슴 주체할 수 없는 열정. 그 모두가 바로 시민기자 즉 뉴스게릴라들이 '게릴라'이게 하는 힘이기 때문이지요.

시민기자를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가슴 아픈 일을 겪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형제 자녀, 이웃 등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 등 가슴 아픈 사연을 기사로 올리는 경우가 바로 그런 것이지요. 이정희 기자는 올해 초 취재한 화재참사 현장기사를 가슴 아픈 예로 소개했습니다.

화재 참사현장을 취재하고 사망자 명단을 확인하던 중 명단 속에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다는 이정희 기자. 자신이 취재한 일가족 참사의 희생자가 바로 10년 전 자신이 가르쳤던 착하고 예쁜 제자였다는 사실을 알고 그는 한동안 고민했습니다. 충격과 슬픔으로 도저히 기사 송고를 하지 못할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함께 세 시간을 통곡했다는 이정희 기자. 그 기사를 보면서도 눈물을 흘렸던 저였지만 발표 중 제자의 아픈 죽음을 떠올리며 잠시 말을 잊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또 눈물을 흘렸습니다.

시민기자는 바로 이런 사람이지 싶습니다. 주변의 아픔에 이렇게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며 그 아픔을 나누기 위해 애쓰는 가장 믿음직한 친구이며 이웃인 것입니다.

송성영, 이정희 두 사람의 한국인 시민기자는 포럼에 참석한 많은 내외국인 시민기자는 물론 참석자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들이 박수를 받은 이유는 특별한 사람도 유별난 사람도 아닌 우리의 고통과 어려움, 그리고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눠줄 가장 가깝고 친근한 이웃 바로 '촌놈'이며 '게릴라'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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