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신형 휴대폰이 출시되는 지금,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점점 더 휴대폰 사용 연령층은 낮아져가고 있어 초등학생들의 상당수가 휴대폰을 가지고 있게 되었고, 청소년층에서는 이미 휴대폰 사용이 당연한 일로 자리 잡았다. 휴대폰은 과연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휴대폰의 기능은 작고 슬림한 겉모양에 비해 무지막지하게 많다. 물론 휴대폰이 태어나는 본 목적은 통화 및 메시지 전달, 즉 통신이겠지만,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그 기능을 반드시 주라고 말할 수는 없다.
먼저, 기성세대들이 보면 놀랄 정도로 빠르게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데, 문자메시지 하루 사용량이 통화에 비해 훨씬 많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심지어, 문자메시지로는 스스럼없이 잘 이야기 하던 친구들끼리, 전화로 이야기 할 때에는 어색해 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문자메시지를 통화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언제 어디서나 친구들과 대화할 수 있고,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또한 이모티콘과 같은 귀엽고 아기자기한 기호사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그리고, 요즈음 10대 청소년들은 개인미디어(미니홈피, 블로그 등)를 사용하는 주 연령층이기 때문에 휴대폰의 카메라 기능, 일명 ‘폰카’기능을 중요시하고, 또 많이 사용한다. 일단 휴대폰은 디지털 카메라와 달리 어딜 가든지 늘 가지고 다니는 물건이기 때문에, 우연히 예쁜 하늘을 보게 되거나, 학교에서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폰카를 이용하여 모든 상황을 촬영한다.
또, 친구들과 놀러갔을 때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서 자신의 미니홈피를 꾸민다. 요즘은 학교의 부실한 급식, 폭력교사 등 주변에서 발견하는 문제들을 직접 촬영해서 인터넷에 올리고, 그 상황을 고발하여 여러 가지 여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청소년의 ‘폰카’는 웹콘텐츠 생산에 지대한 공을 세우고 있는 동시에, 네티즌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청소년들에게 휴대폰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그들에게 휴대폰은 ‘문화’이다. 물론 이 휴대폰이라는 것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빚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휴대폰 소지를 금지하는 학교도 있고, 성적이 떨어지거나 무언가 잘못을 하면 그 벌로 휴대폰을 압수하는 부모들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그들만의 문화 중 하나인 휴대폰을 무조건 억제하는 것만이 대책은 아니다. 수준 높은 휴대폰 사용 예절 및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휴대폰 활용에 대한 교육이 대대적으로 가정과 학교에서 이루어져서, 청소년 문화의 새로운 한 방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터넷과 모바일 매체는 이제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그러나 그 속이 텅텅 빈 껍데기 뿐이라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청소년에게 그것들은 더 넓은 세상과 만나는 무한한 통로이다. 그 통로를 막을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나서서 그 길을 다지고, 예쁘게 가꾸어서 수많은 길 중에서 바람직한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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