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베란다엔 지렁이가 살아요"

충현이와 영석이의 지렁이 사랑

등록 2006.07.19 10:44수정 2006.07.1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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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현(13)이와 영석(11)이는 나란히 순천YMCA가 운영하는 대안학교인 평화학교에 다닌다. 충현이와 영석이는 요즘 지렁이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지난 4월 중순에 분양한 지렁이를 충현이는 현관입구에 영석이는 아파트 베란다에 놓아기르고 있다.

그들은 평화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 평 텃밭 우리는 도시농부'라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중인데 이 프로그램은 한 교육재단의 후원으로 이뤄져 학생뿐만이 아닌 학부모도 동참하는 가족 중심 교육 프로그램.

참가하는 이들은 모두 아파트에서도 텃밭을 가꾸는 도시농부를 꿈꾸고 있다. 사과 상자만한 빈 박스에 흙을 담아 채소는 푸성귀를 심고 또 다른 상자엔 지렁이를 키우는데 지렁이의 먹이는 다름 아닌 음식물 쓰레기.

옛말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다고 했지만 이 프로그램은 다르다.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아파트에서 텃밭도 가꾸는 그야말로 일석이조, 그 중심엔 지렁이가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지렁이가 먹고 분해해서 배설한 분변토는 다시 텃밭에 뿌려준다.

충현이와 영석이도 3개월이 지나니 이젠 지렁이와 친구가 되었는지 전혀 낯설지 않다고 한다. 충현이 아빠 윤상혁씨는 도시에 살면서도 농촌의 감성을 느낄 수 있어 좋단다. 영석이 엄마 이수옥씨는 지렁이를 키우고 텃밭을 만들면서 아이들에게 많은 긍정적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한다.

비록 작은 시도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보자는 실천운동에 동참할 수 있어 좋았다면서 모든 가정에서 지렁이 기르는 일에 동참한다면 많은 양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다.


집을 나설 즈음 충현이는 동생인 세현이와 함께 포도껍질을 들고 현관으로 나간다. 어느새 땅을 헤집더니 지렁이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영석이는 동생 혜령이와 지렁이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지렁이 그림위에 하트 모양을 그려 넣는다.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을 지렁이 사랑으로 대신 표현하는 그 마음, 어른이 되어서도 변치 않기를 기대해 본다.

a 지난 4월 중순에 분양받은 지렁이,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튼튼하게 자라고 있다.

지난 4월 중순에 분양받은 지렁이,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튼튼하게 자라고 있다. ⓒ 서정일

덧붙이는 글 | SBS U news에도 송부합니다

덧붙이는 글 SBS U news에도 송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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