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향 作, 해바라기1, 70×90cm이지향
각각의 그림에서 각각의 그림에 맞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작품을 한다는 것.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과 모색으로 늘 촉각을 열어 놓고 있다는 작가에 비추어 보면 그것에 대한 호기심과 번뜩이는 창작 아이디어는 지극히 당연했으리라.
그렇게 하여 창작된 작품들이 바로 '소리와 어울리는 그림'들이다. 가야금, 대금의 연주는 물론, 살풀이를 추는 사람도 등장한다. 이 일련의 작품들에서 주목할 점은 배경이 대담하게 생략되었다는 점. 작가에게 그 연유를 묻지도 않았고, 작가 또한 말해주지도 않았지만, 소리와 음악이 곧 그 배경임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을 터이다.
아기를 주제로 한 작품들에 대해서도 창작 동기가 궁금하였다. 그동안 성인을 그리기도 하였지만, 아이를 대상으로 한 그림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배경 또한 아이에 맞도록 키 작은 꽃으로 다루었다.
아이를 소재로 한 그림을 그리게 된 것도 작가의 일상에서 기인하는데, 몇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의 부군(夫君)이 작명을 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느낌이 다가왔다고 한다. 그것은 어느 순간 번뜩이면서 나타난 것이 아니라 연못 가운데 떨어진 돌이 수면을 흔들어 파동이 연못가에 이르게 하듯이 그 느낌은 작가의 내면을 길고 오래 흔들어 왔을 것이다. 그리하여 부드럽고 따스하며 한없이 평화로운 분위기와 표정이 번져 나오게 된 것이다.
사족이지만, 꽃과 아이 주제의 그림들은 캘린더 제작회사나 아동관련 이미지 홍보를 하기에 아주 적합해 보이는 작품들이라는 생각을 번뜩 떠올리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