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큰사진보기 ▲쪽은 마디풀목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 희고 빨간 별꽃들이 앙증맞다.한지숙 철 따라 주변에서 나고 자라는 꽃과 나무, 풀들로 옷감을 물들이고 싶다는 소원을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시골에 살면서부터 다행히 그 소원에 한 발 다가설 수 있게 되었지만 제때제때 자연의 염료로 물들이기란 쉽지 않은 일. 큰사진보기 ▲쪽잎. 옛날에는 새벽이슬을 맞은 잎으로 옷감을 물들이면 좋다고 했다.한지숙 대문 밖으로 조금만 나서면 쑥이 지천인 때, 무릎까지 자란 쑥들을 한 아름 베어와 쑥물을 들였다. 그러나 욕심 부려 옷감을 많이 담그는 바람에 원하는 쑥물의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몇 년 전부터 말려 잘 보관한 '건쑥'도 있지만 이것은 조금 더 아껴두고 싶은 마음만 그득하니 자연에 살면서도 덜어내고 담아내는 마음의 나눔까지는 아직 멀었나 보다. 큰사진보기 ▲고춧가루 빻는 기계를 이용해 쪽물을 내린다.한지숙 어느새 여름의 한가운데, 쪽 염색의 계절이다. '염색의 절정은 쪽물들이기'라는 말을 마치 내가 지어낸 말인 양 떠벌리곤 하는데 정작 쪽 염색의 계절이 다가오니 쪽씨 하나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는 요즘 환경에 답답하고 속상하기까지 했다. 큰사진보기 ▲쪽물에 주무르기. 얼음을 함께 담가 차가운 상태를 유지한다.한지숙 지난 봄, 편지봉투 절반 분량의 쪽씨를 얻게 되어 마당 한 귀퉁이에 뿌리려 했다. 올해는 반드시 생쪽 염색을 해야지. 발효쪽까지 만들어 쪽 염색의 절정을 맛보리라. 찻잎을 따고 덖는 곳에 따라다니며 녹차 만드는 경험을 한답시고 시간 보내고, 매실을 수확해 원액과 장아찌용으로 담그느라 종종거리고, 불편한 작업장 때문에 집을 옮겨볼까 싶어 또 여기저기 떠도느라 헛시간을 보내다 보니 훌쩍 여름으로 건너왔다. 큰사진보기 ▲연둣빛으로 시작한 쪽물이 여러 번 씻는 과정에서 푸른빛으로 변해 간다.한지숙 텃밭 일굴 부지런함은 아예 흉내도 내지 못했으니 쪽씨는 올해도 고스란히 묵히던 참이다. 비가 잦더니 태풍과 장마가 계속되며 눅눅한 날이 이어져 집안 단속하고 밀린 작업을 마무리하느라 쪽농사는 결국 어영부영 때를 놓쳤고, 제주도의 한 동호회원이 쪽염색을 해보겠다며 씨를 구하기에 그 절반을 보내버렸다. 큰사진보기 ▲생쪽으로 물들인 실크스카프.한지숙 쪽의 싹이 텄다는 글을 본 것이 엊그제이고 벌써 생쪽으로 물들인 사진들이 동호회 곳곳에 올라오고 있어 조급한 마음만 더해 갔다. 여름 염색의 절정인 '쪽염색'도 그림의 떡에 머물 뻔했으나 부산 염색아카데미의 7월 수업 '생쪽으로 물들이기'에서 '쪽염색' 작업을 할 수 있었다. 큰사진보기 ▲쪽의 꽃을 처음 봤을 때는 여뀌와 혼동했다.한지숙 '쪽염색'을 하기 위해 쪽잎을 뜯어와 잎을 모두 땄다. 예전에 쪽잎을 찧을 때는 돌절구에 넣고 마구 짓찧었는데 요즘엔 점점 요령이 생겨 녹즙기 등을 이용하곤 한다. 그렇지만 적은 양이 아닐 경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불편하다. 가장 쉽고 편하게 염료를 추출할 수 있는 게 고춧가루 빻는 기계여서, 요즘은 이 기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큰사진보기 ▲청대로 물들인 모시.한지숙 기계로 갈아낸 쪽잎을 망에 넣은 뒤 얼음을 둥둥 띄워 차갑고 시린 물속에서 주물러 준다. 처음엔 연둣빛으로 물들어 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푸른빛으로 짙어지는데, 흔히들 쪽빛이라 말하는 생쪽 염색의 첫 모습은 이렇듯 곱고 맑은 연둣빛에서 출발한다. 큰사진보기 ▲3년 전 생쪽으로 물들인 실크스카프. 쪽 모종을 얻어 손수 키우고 물들인 첫 경험의 결과라 지금 봐도 뿌듯하다.한지숙 얼마 전에도 청대(靑黛, Indigo naturalis : 남(藍) 또는 람실이라고 함)로 염색하면서 발효쪽을 잠깐 경험했지만 온전한 내 것이라 자신할 수 없다. 발효쪽은, 더 공부한 다음에 풀어가야겠다. 무더운 날, 창가에서 하늘거리는 발[簾]을 상상하며 물빛 블루(blue), 모시자락에 나부끼는 쪽빛 하늘을 그려본다. 덧붙이는 글 | 쪽염색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올여름엔 생쪽, 발효쪽 등 다양한 쪽염색을 경험해야겠습니다. '조간경남'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쪽염색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올여름엔 생쪽, 발효쪽 등 다양한 쪽염색을 경험해야겠습니다. '조간경남'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1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한지숙 (jisirang) 내방 구독하기 이 기자의 최신기사 섬진강에서 재첩 잡고 숭어도 잡았어요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가면 뒈진다" 명태균, "청와대 터 흉지" 글도 써 [단독] 김태열 "이준석 행사 참석 대가, 명태균이 다 썼다"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AD AD AD 인기기사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3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4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5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물빛 블루, 생쪽으로 물들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국감 골프' 민형배 의원 고발당해…"청탁금지법 위반" 시퍼렇게 날 선 칼 갈고 돌아온 대통령, 이제 시작이다 이준석의 폭로 "윤 대통령, 특정 시장 후보 공천 요구"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