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문자왕비문 발견

위성으로 찾는 고구려 강역시리즈 3

등록 2006.07.22 11:31수정 2006.07.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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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왕비문 ⓒ 구자일


고구려 역사 자료 한 점이 아쉬운 차에 고구려 문자왕의 묘비로 보이는 비문이 입수되었다. 높이 20cm 정도로 홍토흙을 구워 만든 사각기둥에다가 한 면에 3행씩의 약 105개의 글자가 새겨져있고 그중 90% 이상의 자구가 해독이 가능하다.
전문을 옮기면 아래와 같다.

1면
古鄒大加 助多時 在丙申年
□□□□□□造立碑 玄
□□□□□□者文曰
2면
天動 王恩排僞 使持節
都督 遼海諸軍事 征
東大將軍 領護東夷
3면
中郞將 遼東郡 開國公
與羅人 戰於浿水 陷保犬
牙城 (興邦)宜豊役 (功)恩
4면
國民永恩 奴客不忘
生世授國 安生善战
碑銘於墓前
(□는 깨져나간 부분,()는 불명확한 글)


위의 명문을 초석하면 “고추대가 조다(장수왕의 아들이자 문자왕의 아버지)가 병신년(456)에 (낳은 문자왕을 위해) 비를 세웠다. 비문에 말하기를 하늘이 움직여 왕은 사지절도독 요해제군사 정동대장군 영호동이중랑장 요동군 개국공(고구려왕)에 책봉되었다. 신라인과 패수에서 싸워 견아성을 함락하여 보전하고, 국민을 위해 의풍성을 세웠다. 국민은 영원한 은혜를 입었으니 국민은 절대 잊을 수 없다. 세상에 나오셔서 나라를 이어받아 안정하고 전쟁을 잘 하였으니 능묘 앞에 비를 세워 글을 새긴다.“

위에 보여진 비석은 능묘 앞에 세우기에는 너무 작아서 능묘 앞에 세운 비석을 본따 만들어서 능묘 안에 부장한 것으로 고려된다. 위 비문은 출토지가 집안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문자왕의 수도는 대동강이 아니라 장수왕 이래로 요양시 평양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또한 비문 중의 의풍역의 문구가 다시 요양시 평양성을 지지한다. 의풍(宜豊)이란 나라의 국가 창고성을 의미하는 고어이며, 의풍역(宜豊役)은 의풍성을 짓는 대역사를 문자왕이 일으켜 완공했다는 것이다. <주서(周書)>에서 평양성은 전쟁물자 등의 비축 창고 역할이 있었다.
<周書> 城內唯積倉儲器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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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시 궁장령구 안평진에 숨겨진 고구려 평양성과 의풍성 ⓒ 구자일


21일 기자가 쓴 '위성으로 찾는 고구려 강역시리즈2 - 위성으로 찾은 고구려 평양성'(아래 관련기사 참조)에서 평양성의 북성과 남성 사이에 상당히 큰 성벽이 존재하는데, 이는 장수왕 때인 427년에 요양시 평양성과 남벽이 세워졌고, 70년 지난 후에 문자왕에 의해서 그 남벽의 남쪽에 의풍성이 세워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남성의 위치를 요나라 때에는 연주(衍州) 의풍현이라고 불렸으며 현재는 요양시 궁장령구 안평진이다. 궁장령이란 궁장령(宮墻嶺)으로 해석하면 궁벽이 있는 고개마루다.

위 비문으로 둘째 동해안의 견아성과 살수, 패수 등이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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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남도 원산 북쪽의 견아성과 패수, 살수 ⓒ 구자일


<삼국사기>에서는 494년 신라와 살수 견아성 전쟁에서 고구려가 공략에 실패하고, 이어진 496년 니하 우산성(牛山城) 공격도 실패했지만 497년에 비로소 우산성 공격이 성공했는데 이때 살수, 혹은 패수의 견아성이 고구려에 함락되어 보전된 것을 알 수 있다.

견아성은 원산 북쪽 진술성(鎭戌城; 戌은 개를 의미)으로 고려되고, 패수는 비류수라고도 하던 금야강으로 고려되는데 평주(平州) 성에서 내려온다. 평주- 패수- 니하는 서로 연관되는 말이며 동해안에 있던 고대 진한(辰韓) 12국의 존재와 관련된다.

살수는 전탄강(箭灘江, 箭은 화살의 살을 의미)과 만나는 덕지강으로 고려되는데 덕지는 당시 고구려와 싸운 신라 장수 이름이다. 또한 패수 금야강과 살수 덕지강이 하류에서 서로 이웃하므로 <삼국사기>에서 살수 견아성이 문자왕비문에서처럼 패수 견아성이 될 수 있고, 패수는 <삼국사기>에서 니하라고도 하였는데, 이 금야강이 훗날 신라와 발해의 동쪽 경계 니하에 해당되기도 하는 것이다.

고구려 양원왕 때의 연호가 새겨진 금동판이 신포시에서 발견되었던 바가 있지만, 이후 다시 신라의 영역이 되어 황초령과 마운령 등에 진흥왕 순수비가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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