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일한 게 이 만큼입니다.배만호
풀 속에서 부추를 가려내며 일을 한다는 것이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네요. 긴 장마가 끝이 나려는지 오랜만에 더운 햇살이 내리쬐고, 그 아래서 일을 했습니다. 마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수양을 하는 것 같습니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고나 할까요. 그렇게 하나씩 풀을 뽑고, 부추를 캐고 하다 보니 시간은 흘러가는데, 부추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다른 건 안 먹어도 이놈 부추는 잘 요리해서 먹고 말테다’라는 생각으로 땀을 흘리고 있는데, 지나가는 동네 꼬마들이 놀리듯이 한마디 합니다.
“아저씨, 풀을 왜 키워요?”
참으로 황당했습니다. 분명 키운 건 부추인데, 저 아이의 눈에는 풀만 보였나 봅니다. 하긴 제가 보기에도 풀만 보였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