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새가 된 꽃, 박주가리 | | | | 어떤 이가 새가 된 꽃이라며, 새가 아닌 박주가리 꽃씨를 가져다주었다. 귀한 선물이라 두 손으로 받아 계란 껍질보다 두꺼운 껍질을 조심히 열어젖혔다. 놀라왔다. 나도 몰래 눈이 휘둥그래졌다. 새가 아닌 박주가리 꽃의 새가 되고 싶은 꿈이 고이 포개져 있었다. 그건 문자 그대로, 꿈이었다. 바람이 휙 불면 날아가 버릴 꿈의 씨앗이 깃털 가벼움에 싸여 있었다. 하지만 꿈이 아닌, 꿈의 씨앗도 아닌 박주가리의 生, 어떤 生이 저보다 가벼울 수 있을까 어느 별의 토기에 새겨진 환한 빛살무늬의 빛살이 저보다 환할 수 있을까 몇 며칠 나는 그 날개 달린 씨앗을 품에 넣고 다니며 어루고 또 어루어보지만 그 가볍고 환한 빛살에 눈이 부셔, 안으로 안으로 자꾸 무너지고 있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