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미씨의 담당 지도교수인 후쿠시마 사토시씨의 축하 영상메시지를 결혼식장에 참석한 전씨의 일본인 엄마와 맹아학교 교사가 경청하고 있다.서정일
7월 22일 서울에 있는 한 웨딩홀. 한국인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도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해 화제의 주인공이 된 전영미씨가 인터넷으로 만나 사랑을 키워 온 신경호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전씨는 자신이 이 자리에 서기까지 일본인 세 명의 도움이 컸다고 말하면서 축하영상을 보내 준 담당 지도 교수인 후쿠시마 사토시 씨를 포함해 멀리 일본에서 결혼식에 참석해 준 두 명의 일본여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전씨는 특히 후쿠시마 사토시 교수가 9살 때 시각을 잃고 18살 때 청각까지 잃어 시청각장애인이 되었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시청각장애인으로 강단에 섰다면서 그를 정신적 지주라 불렀다.
전씨는 또 10여 년 전 생면부지의 땅에서 장애인인 자신에게 전혀 거리낌 없이 민박을 허락하고 자상한 엄마처럼 돌봐준 소노코 타카시타 씨를 일본인 엄마라고 소개하면서 지금도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찾아간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본에 건너가 처음으로 들어간 맹아학교에서 교사와 제자로 사이로 만나 박사학위 취득 때에도 후쿠오카에서 도쿄까지 달려와 주고 또 결혼식 참석을 위해 서울까지 와 준 치오미우 시지마 씨에게도 큰 고마움을 표했다.
사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장애인을 위한 각종 제도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편견 없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인데 전씨는 그런 점이 한없이 부러웠다고 한다. 더구나 장애가 있는 자신과 같은 외국인에게도 충분한 배려와 혜택이 주어져 무사히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니 도쿄대학에서 2~3년 정도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연구 성과를 낸 후 그 결과를 한국에 가져와 국내에 적용해 한국도 장애인들이 전혀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시각장애인인 전영미씨가 세계적 대학이라는 도쿄대학에서 박사과정을 거쳐 학위를 따기까지 그녀는 눈으로 세상을 보지 않고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봤다. 마음의 눈은 얼굴 색깔이나 생김새를 관찰하지 않는다. 단지, 상대의 마음을 느낄 뿐이다. 전영미씨를 대하는 이들 일본인의 마음은 참으로 따뜻했다.
덧붙이는 글 | SBS U news에도 송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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