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명의 경희대 국토 대장정 팀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조태용
우리 땅을 직접 발로 밟고 떠나는 도보여행객들을 여름이면 섬진강변에서 자주 만나 볼 수 있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섬진강을 걷는 100여명의 대학생들이 있어 만나봤다.
맘 좋은 주유소 사장님이 시원한 생수를 가득 내놓자 힘들다는 표정이 싹 가신다. 단지 생수만으로도 기뻐할 수 있는 여행자의 소박한 마음을 어느덧 배운 듯 했다.
그들은 경상남도 고성을 출발해 전라남도 구례, 전라북도 남원을 거쳐 충청도 영동 넘어 경기도 용인을 지나 서울에 있는 경희대까지 향하는 팀으로 17박 18일간 총 98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경희 국토대장정단이었다.
팀의 대표인 김병민씨는 "경희대에서 8회째 하고 있는 행사"라면서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를 이어 걸으면서 지역감정 해소에 대한 생각도 해보고 자매결연을 한 고등학교를 찾아가 대학교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섬진강변을 걷는 소감에 대해서 묻자 그는 "생각보다 힘이 들지만 섬진강변을 걷는 100리길을 이제까지 걸어본 길에서 가장 예쁜 길이었다"며 "우리 나라에 이렇게 예쁜 길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번 코스를 계획한 지리학과 부단장 강성호씨는 기획단 모집부터 종주 코스까지 지리학과 출신답게 직접 코스를 답사하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이번 종주 코스는 약 500㎞ 정도로 하루에 30㎞ 씩을 걸어가야 한다고 한다. 4일째인 오늘까지 낙오자는 한명도 없다면서 모두들 열심히 걷고 있다고 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05학번 전나래씨는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참가했는데 사실 너무 힘이 든다"며 "여기가 서울이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시골은 한적해서 좋은데 하루하루 가야 할 여정 때문에 들러볼 여유도 없다"면서 "발에는 벌써 물집에 4~5개씩 잡혀 있고 다리엔 붕대를 감은 채 행군하고 있지만 낙오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대장정 팀의 부식팀을 맡고 있는 정규석씨는 "98명의 식사를 책임지다 보니 걷지는 못한다"며 "새벽 4시면 일어나서 밥을 하고 다시 다음 장소로 이동해 식사를 준비한다. 매끼 13㎏을 밥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식팀 4명이 이 많은 식구들의 하루 동안 걸을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는 했지만 이들의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 배낭을 다시 둘러 맺고 섬진강 줄기를 따라 그들이 가야할 길로 떠났다. 모두들 밝은 모습으로 걷는 모습을 보니 낙오자는 없을 것 같아 보였다. 경희국토대장정 팀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