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엄마들은 아이들의 옷을 갈아입히느라 분주하다. 자신의 얼굴에 자외선을 차단하는 화장품을 바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아이들의 얼굴에도 팔에도 다리에도 화장품을 바른다.
엄마들과 아이들이 거의 채비가 끝나갈 무렵, 이희근 오이도어촌계 간사는 능숙한 솜씨로 아이들에게 갯벌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이야기해줬다.
"어린이 여러분, 갯벌에 와봤어요?"
"예, 게하고 맛하고 잡아 봤어요."
갯벌에 들어가기 전에 오이도를 비롯해 인근 대부도나 제부도, 그리고 선감도 등 경기만 갯벌을 촬영한 영상물을 아이들에게 이희근 간사가 보여주었다. 어민들이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고, 칠게나 갯우렁, 서해비단조개, 민챙이 등을 잡는 모습도 영상물에 담겨 있었다.
갯벌에서 열심히 일하는 어민이나 갯벌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 이들이 모두 갯벌의 주인들이다.
아이들의 주목을 끌었던 대목은 1미터는 될 성싶은 갯지렁이가 구멍에서 어슬렁거리며 나와 개흙에서 먹이를 찾다가 조그만 반응에 순식간에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기는 장면이었다. 또 갯우렁이 조개껍질에 구멍을 내고 속살을 먹는 장면 등도 관심 있게 봤다.
화면 가득 집게가 새로운 집을 찾는 장면이 나타났다. 집게는 자라면서 몸에 맞는 조개나 소라껍질을 찾아 몸을 숨기며 갯벌에서 생활한다. 그런데 이놈은 게을렀던지 빨리 집을 찾질 못했다. 그리고 칠게들이 생활하는 곳에 들어갔다가 날카로운 집게발의 공격을 받고 끝내 숨졌다.
아무리 흥미로운 화면을 보여준들 빨리 갯벌로 들어가 호미로 조개를 잡는 것에 비하겠는가. 더구나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먹으려 손에 잡힐 듯 나는 갈매기들의 모습이 아이들의 머릿속에 가득했다.
10여분 가량 영상교육을 마친 후 드디어 갯벌로 향했다. 포구에 마련된 어촌계사무실은 영상교육을 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으며, 작은 매점도 갖추어져 있다. 모두 어촌계에서 운영하고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