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계림동 옛 광주시청사. 이 곳에 대형 판매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인근 대인시장 상인들의 반발을 사고있다.(자료사진)광주드림 문현철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들이 재래시장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대형유통시설의 입점을 두고 재래시장과 행정기관 사이에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4일 광주광역시 동구청은 (주)필하임플러스가 제출한 건축계획에 대한 심의를 할 예정이었지만 대인시장 상인들의 반발로 심의를 무기한 연기했다. 애초 이날 오전 10시 동구청은 건축위원회 회의를 열고 건축계획 심의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인시장 상가번영회 소속 상인 100여명이 동구청사를 찾아 회의 자체를 무산시켰다. 이들은 "재래시장을 살리겠다고 정부에서는 법까지 만들고 있는데 또 대형마트를 허가해 주면 되느냐"며 회의를 막아섰다.
앞서 서울 부동산컨설팅업체인 필하임플러스는 광주시 계림동 옛 시청사 자리에 판매시설을 짓기 위해 교통영향평가서를 제출, 조건부로 승인받은 바 있다.
동구청에 따르면, 필하임플러스는 옛 시청사에 연면적 2만6716㎡(8000여평) 지상 5층(1개동) 규모의 영업 판매시설을 건축할 예정이다. 동구청 건축위원회가 이 같은 건축계획 심의를 거쳐 건축허가 신청서를 제출, 허가를 받으면 본격적인 건립에 돌입하게 된다.
이에 대해 인근 재래시장인 대인시장 상인들은 "시장을 죽이려는 것이냐"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정범수 대인시장 상가번영회 회장은 "정부가 나서서 재래시장 활성화 법까지 만들고 환경개선한다고 예산도 투자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대형마트가 들어서도록 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아도 대형마트가 넘쳐나는데 또 다시 들어오면 우리는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정 회장은 "대인시장 인근에 또 다시 대형마트가 들어선다면 우리 시장은 물론 영세상인들의 몰락은 불보듯 뻔하다"며 "말로만 재래시장 살리겠다고 하지말고 더 이상 대형마트가 들어서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우리에게는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권 문제가 달린 것"이라며 "건축계획심의가 열리지 못하게 할 것이고 청장실 점거농성 등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인시장 인근에는 이미 E-마트, 삼성홈플러스, 롯데백화점 등이 영업 중이다.
한편 지난 2월 광주광역시의회는 광주시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해, 준주거지역에서 연면적 3000㎡ 이상 규모의 대형 판매시설(대형마트·백화점·전문점·쇼핑센터) 건축을 제한했다. 그러나 행정절차를 고려해 소급적용하지 않고 개정 조례안 시행은 2007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도록 경과조치를 둬 필하임플러스의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대형유통 판매시설 입점과 관련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인구밀도와 면적 등을 토대로 적정 대형 유통 판매시설 수를 15만명 당 1곳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광주시의 경우 9.3곳이 적정수준하지만 11.7곳(2006년 2월 현재- 개점 준비 7곳)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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