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교회 간판김영진
일산서구의 덕이동 만자고개 건너편 작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서면 아직도 텃밭을 가꾸는 옛날집들이 몇채 남아있는 작은 마을이 나온다.
밭길을 따라 500여m 들어서니 여느 교회들과 어딘가 다른 느낌을 주는 작은 슬라브 건물 몇채로 된 교회가 있다. '베트남 교회', '몽골교회'라고 표기된 이 교회는 베트남 몽고의 외국인 노동자들의 행복요람이다.
반갑게 맞아주는 이곳의 행정목사를 담임하고 있는 이숙희 목사에게 "게르방"이라는 뜻을 묻자 '게르'란 '이방인''나그네'라는 뜻이고 '방'이라는 뜻은 순수한 우리말 '방'에서 붙인 말이란다.
즉 이방인 나그네라고 할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아늑한 '방'처럼 느낄 수 있는 교회라는 뜻이다.
많은 외국인들 중에 유독 베트남, 몽골의 외국인들을 위한 교회가 된 데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엔 "'만남의 연'이 그렇게 시작되었지요"한다.
목사가 모두 여성인 교회
게다가 이 교회가 베트남 몽골인들만의 특수교회라는 사실만큼이나 색다른 것이 또하나 있다. 어느 분야나 남녀가 구별 없긴 하지만 이곳을 이끌어 가는 목사들은 모두 여성이다.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함석신 목사와 행정목사를 맡고 있는 이숙회 목사가 게르방교회를 이끌어가는 두톱인 셈이다.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섬세함과 자상함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안식을 줄 수 있는 데 한몫을 톡톡히 한 것도 사실이라고.
게르방교회가 이렇게나마 안정된 방(?)을 갖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먹고 살기 위해 우리나라에 와서 이방인처럼 떠돌며 어렵게 살아가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선교활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순전히 외국에 나가 선교사업을 벌이겠다는 함석신(56) 목사의 국내에서의 첫출진(?) 이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있다는 정보 하나로 공장을 찾아가 말도 통하지 않는 그들을 끌어안겠다는 마음하나로 이일을 시작했다. 함 목사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처음 만났던 1979년엔 제대로 된 건물하나 없이 허술한 창고 하나를 임대하여 선교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반응이 어땠느냐는 질문엔 복음을 전하고 싶어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해보려는 절박한 마음이 낮선 외국에 와서 마음 둘곳 없던 그들과의 소통을 훨씬 수월하게 만들지 않았겠냐고 반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