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의장은 '10월 재보선'에서 참패할 경우 닥칠 '책임론'에 대해 "(의장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도 "그런 일(사퇴 요구가)이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정기국회 뒤 치러지는 10월 재보선은 김 의장 리더십 평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뉴딜'에 대한 평가와 아울러, '빅뱅'을 향한 당 안팎 움직임도 활발해질 시기다.
김 의장은 "솔직히 재보선이 이번에 없기를 바란다(웃음)"며 "그때 또 한번 좌절이 오지 않기를 기도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참패할 경우 닥칠 '책임론'에 대해선 "(의장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도 "그런 일(사퇴 요구가)이 없길 바란다, 내년 1, 2월까지 꾸준하고 확실한 선택을 하고, 국민이 다시 (열린우리당을) 주목하는 상황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장은 '독일'에 가 있는 정동영 전 의장에게 "제2기 열린우리당이 다시 국민들의 사랑과 기대를 받는 정치세력으로 일어서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기대한다"며 "재충전하고 돌아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김 의장과의 인터뷰는 4일 오후 영등포 당사 의장실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정치현안 관련 일문일답이다.
- 취임 이후 두 달, 매사 힘들게 가는 모습이다.
"쉽지 않다.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 결단하지 않으면 죽기 때문에 아슬아슬한 느낌이지만 과도하게 긴장하지 않는다. 운명이다. 지난날 역사의 전환점에 섰을 때처럼 '간다,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비장하다.
"비장하지 않다. 하다가 못하면 다른 사람한테 넘기면 된다."
- 대선 주자 지지도가 높아졌다. 기쁘지 않나.
"듣지 못했다. 열린우리당 처지나 내 처지나 그런 것을 주목할 여유가 없다."
- 네티즌들 사이에서 '노무현 댓글놀이'라는 게 유행이다. 대통령의 처지가 왜 이 지경까지 되었다고 보나.
"우선 아프고, 또 그것 때문에 손해 보는 게 많다. 정권 교체, 재창출에 대해 국민이 기대했던 게 상당히 높았다. 그에 비해 실현된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치니 실망을 한 것 같다. 여기에 노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을 야유하고 비판하는 세력이 득세하면서 대대적인 민심 이반이 발생했다."
"반노? 비노? 할 일 없는 사람들의 말장난"
- 범여권의 '헤쳐모여식 통합신당'이 논의되고 있는데,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당적을 유지하는 게 모순된다.
"그렇지 않다. 142명 열리우리당 의원과 대통령이 본대를 형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과 당이 함께) 중심적 역할을 해야 미래가 있다고 자부하고, 그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 어떤 상황에서도 대통령과 함께 하겠다는 뜻인가.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된 것이 아니라,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
- 당·청은 공동운명체이지만, '역사'를 향해 가는 대통령과 '재집권'이 목표인 당 사이 현실적 괴리가 존재한다.
"당이 잘못 하는데 대통령이 높게 평가받는 경우는 없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서로 보는 시선이 좀 다르다. 당은 선거가 끝나면 그 다음 선거로 시선이 이동한다. 단임제 대통령제에서는 한 번 대통령에 당선되면 선거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난다.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국정을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다는 좋은 측면도 있지만, 인간의 한계 때문에 역사에 묻는다는 것은 당대의 평가로부터 비껴갈 수 있다. 당대의 높은 평가를 통해 역사적 평가를 잘 받아야 한다. 그게 말은 쉽지만 굉장히 어렵다. 단임제 대통령제의 결함이다."
- '반(反)노냐, 비(非)노냐' 하는 말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당이 대통령과 함께 가는 게 상당한 부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