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추워, 여기 따뜻한 커피 안 팔아요?

얼음공원 빙설천지에서 에스키모가 되다

등록 2006.08.08 16:46수정 2006.08.0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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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방문객들은 들어서자 마자 빙설천지 실내에 조각된 형형색색의  얼음조각 앞에서 사진촬영를 한다

방문객들은 들어서자 마자 빙설천지 실내에 조각된 형형색색의 얼음조각 앞에서 사진촬영를 한다 ⓒ 유창하


a '커피를 팔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야만 했던  얼음 바

'커피를 팔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야만 했던 얼음 바 ⓒ 유창하


"아~ 추워"
"추워서 못 있겠다. 여기 따뜻한 커피 안 팔아요?"
“ 커피는 안 파는데요. 에스키모 집에 들어 가보세요 따뜻할 거예요.”

영하 4도를 유지하는 실내, 30분쯤 지나면서 추위를 느껴 얼음으로 꾸며진 얼음 바에 들러 안내원에게 ‘따뜻한 커피 없냐?’고 물으니 “음식음료를 팔지는 않는다”며 “에스키모 얼음집에 가보라”고 권한다.

지난 토요일. 37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중국 상하이의 여름 한낮에 때 아닌 추위를 느껴야만 했다. 모자 달린 겨울 외투를 둘러쓰고도 추워서 떨어야 했다. 반바지를 입고 온 사람은 때 아닌 추위에 얼굴이 새파래지기도 한다.

상하이 여름은 참으로 힘들다. 여름 내내 30~37도를 오르내리는 한낮의 무더위로 인해 덥기도 하지만 상하이 특유의 높은 습도까지 더해 상하이의 여름은 그야말로 ‘왕짜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a 용화사 상가 건물 앞에 빙설천지 안내 선전물이 걸려있다

용화사 상가 건물 앞에 빙설천지 안내 선전물이 걸려있다 ⓒ 유창하


130미터 얼음 청용열차 동력장치 없어도 씽씽

그래서 때로는 상하이 사람들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가공으로 만든 위락시설인 '열대폭풍' 실외수영장, '은칠성 실내스키장'을 찾기도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쉬자후이 용화사 인근에 빙설천지(氷雪天地)라는 얼음조각 놀이공원이 조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선 여름 상하이를 이기고자 아이들과 함께 냅다 달려갔다.

아이들과 함께 찾아간 도심 속의 얼음조각공원 빙설천지는 말 그대로 얼음조각 공원이다. 빙설천지는 상하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3500㎡의 실내빙상 놀이시설로서 최대 1000여명의 인원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이다.

먼저 입장권(대인 60위안, 소인 40위안)을 끊고서 빙설천지 실내로 들어서니 '중국 하얼빈 빙등제'를 연상하는 얼음조각품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많은 사람들이 얼음조각품을 배경으로 사진촬영 하기에 바쁘다. 얼음조각은 북쪽 중국인들의 오랜 민간 전통문화이며 종합예술이다.

중국 고대 궁궐 조각, 시안 병마 얼음 조각상, 모스크바 붉은 광장 탑, 성베드로 성당 등 각종 얼음 조각품이 형형색색의 조명 불빛을 받으며 아름답게 펼쳐져 시각과 피부로 동시에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해준다.

얼음조각품을 지나니 얼음으로 만든 얼음 미끄럼틀이 나온다. 얼음 미끄럼을 타는 어른이나,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나 천진난만해 보인다. 어른들도 동심의 세계로 돌아온 양 미끄럼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


앞에서는 길이 130m의 얼음 청용열차가 씽씽 달린다. 동력 장치가 없는 청용열차이다. 별다른 동력도 없는데 아이를 태운 썰매가 2~3분 만에 '얼음철도' 종착역에 도착한다.

아이들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작은 썰매에 올라타니 종업원들이 아이들 등을 힘 있게 한차례 밀어버리자 썰매는 곧장 130m 얼음 철로를 따라 관통하면서 수분 내에 얼음 청용열차 종착역에 도착해 버린다.


a 기어서 들어간 에스키모 얼음집은 의외로 따뜻해 놀라웠다

기어서 들어간 에스키모 얼음집은 의외로 따뜻해 놀라웠다 ⓒ 유창하


a 썰매를 끌고 있는 썰매용 개와 개썰매를 타면서 좋아하는 아이들

썰매를 끌고 있는 썰매용 개와 개썰매를 타면서 좋아하는 아이들 ⓒ 유창하


에스키모 얼음집에 들어가니 정말 따뜻해

그밖에 튜브를 이용한 미끄럼틀 놀이 시설도 있어 아이들이 튜브 미끄럼을 썰매를 신나게 타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에스키모들 개 썰매를 흉내 낸 ‘개 썰매’가 있다. 추위에 강한 개인 듯 털이 긴 개가 마치 인형처럼 서 있다. 아이들 4명이 썰매에 올라타자 썰매를 끌기 시작한다. 영하 4도 추위에 하루 종일 지내는 썰매를 끄는 썰매개가 갑자기 측은하다는 느낌이 든다.

빙설천지 안에서 30분쯤 지나니 그동안의 시원하다는 느낌에서 드디어 추위를 느끼기 시작한다. 얼음으로 장식된 얼음 바를 찾았다. 혹시나 따뜻한 음료를 팔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하지만 붉은 천으로 장식된 빙설천지 얼음 바는 모형 얼음 바였다.

안내원이 말대로 추위를 피하고자 에스키모 얼음집을 찾았다. 그런데 얼음집 대부분이 너무 작다. 세상에 사람 사는 집 대문 이렇게 작은 건 태어나서 처음 접해본다. 구식 1인용 삼각텐트보다 더 작다. 할 수 없이 기어서 들어갔다. 입구가 너무나 좁다보니 기어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예상외로 얼음집에 들어가니 안이 따뜻하다. 벽과 천정이 분명 얼음인데도 바깥보다 훨씬 따뜻하다. 그래서 에스키모들이 얼음집을 만들어 사는구나 하고선 저절로 고개가 끄떡여진다. 입구 대문을 작게 만들었던 것도 최대한 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거라는 느낌도 든다.

두꺼운 외투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샌들이나 반바지 차림으로 이곳을 찾아오면 추위를 느끼므로 반바지나 샌들 차림으로 들어가는 것은 금한다. 실내스케이트장도 있어 스케이트도 탈 수 잇다.

바로 이웃에 상하이의 유명한 전통사찰인 용화사가 위치하고 있고 주변에는 대만식당, 홍콩식당, 중국 전통식당 등 각종 식당과 할인매장, 호텔 등 편의위락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으므로 편하게 빙설천지 일원에서 상하이의 여름을 반나절 보낼 수 있다.

만약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다면 쉬자후이 용화사에 위치하고 있는 얼음놀이동산 빙설천지를 찾아 무더운 여름 속 추위를 한번 느껴보기 바란다.

a 용화사에서 향을 피우며 복을 비는 중국인들

용화사에서 향을 피우며 복을 비는 중국인들 ⓒ 유창하

덧붙이는 글 | 빙설천지 안내
* 개방시간: 오전 9시~ 저녁 8시 (연중무휴)
* 입장료: 성인60위안, 아동40위안 (1.4m이하),
          썰매,스케이트,개 썰매 등 이용시 별도로 10~25위안 지불하여야 한다.
* 위치: 중국 상하이 쉬자후이 용화사 맞은편
* 홈페이지: www.64574833.com 
* 얼음공원 안에서는 얼음 습기로 인해 디지털카메라 작동이 잘되지 않으므로 최초 입장 10여분 만에 사진촬영을 마쳐야 한다.  

- 2006년 이 여름을 시원하게 응모글

덧붙이는 글 빙설천지 안내
* 개방시간: 오전 9시~ 저녁 8시 (연중무휴)
* 입장료: 성인60위안, 아동40위안 (1.4m이하),
          썰매,스케이트,개 썰매 등 이용시 별도로 10~25위안 지불하여야 한다.
* 위치: 중국 상하이 쉬자후이 용화사 맞은편
* 홈페이지: www.64574833.com 
* 얼음공원 안에서는 얼음 습기로 인해 디지털카메라 작동이 잘되지 않으므로 최초 입장 10여분 만에 사진촬영을 마쳐야 한다.  

- 2006년 이 여름을 시원하게 응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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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 기간 오마이뉴스에서 쉬었네요. 힘겨운 혼돈 세상, 살아가는 한 인간의 일상을 새로운 기사로 독자들께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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