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처럼 사는 농부 박해욱씨와 아들 현수.배만호
만나보니 박해욱씨의 삶이 너무 부럽습니다. 문을 열면 펼쳐지는 하늘과 산과 땅을 모두 정원삼아 살고 있는 산사나이이기 때문에 더 부러울지도 모릅니다.
한 때는 나도 산을 좋아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함부로 오르지 못하는 것이 산인 것처럼, 농민 역시 산과 같아 함부로 대하지 못합니다. 마치 커다란 산이 되어 살고있는 듯한 사람들이 바로 농부이기 때문입니다.
박해욱씨는 사과로 유명한 함양에서 사람이나 자연에 해로운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사과를 키우고 있는 농부입니다.
그렇게 해서 일년에 벌어들이는 수입은 뻔합니다. 아직 사과농사도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않아 수확량이 많지가 않지요. 그래도 박씨는 당당하게 하늘만을 믿으며 사과에 매달립니다.
어떤 때는 곁에서 바라보는 제가 오히려 불안합니다. '저러다 사과농사가 흉작이 되면 어쩌나?' '사과가 잘 팔리지 않으면 또 어쩌나?'
하지만 농민은 사과를 탓하지 않습니다. 하늘을 탓하지도 않습니다. 열심히 그리고 떳떳하게 농사짓지 않은 스스로를 탓할 뿐입니다.
"화상입은 사과를 팔면 농부가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