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중 마음대로 전화받고 촬영하세요"

[꼬투리의 falling in 뮤지컬 31] 자유로운 뮤지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등록 2006.08.09 20:46수정 2006.08.1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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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제이비보이즈(주)
공연시간 내내 이렇게 많은 환호성과 박수가 연이어 터져 나오는 뮤지컬은 처음이다. 90분간의 공연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금세 끝난다. 그만큼 재미있다는 얘기다. 관객들은 90분 동안 그저 흥겨운 리듬의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

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 형식의 뮤지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젊은 감각의 공연이다. 브레이크 댄스 중에서도 고난이도를 자랑하는 비보이들의 세계를 다뤘다. 당연히 주인공들도 젊은이들 일색이다.


하지만 객석을 바라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꼬마아이에서 나이 지긋한 중년들까지 이 공연에 대한 관심은 특별한 연령층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만큼 요즘 '비보이'에 대한 세간의 호기심은 이미 호기심 이상을 뛰어넘은 듯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주류에 속했던 비보이들은 요즘 각종 CF와 드라마를 누비며 맹활약하고 있고, 드라마에 출연중인 팝핀현준은 웬만한 연예인 뺨치는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여러 공연기획사에서도 이들을 소재로 한 공연을 만들고 있으며, 특히 PMC프로덕션에서는 <난타>를 이을 차세대 한류의 주역으로 비보이 공연을 야심차게 준비중이다.

그만큼 비보이에 대한 각계의 관심은 뜨겁다. 어느새 비보이가 한국을 대표할 만한 문화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남녀 주인공인 김현문(왼쪽)과 노진선이 각각 브레이크댄스와 발레 동작을 보여주고 있다.
남녀 주인공인 김현문(왼쪽)과 노진선이 각각 브레이크댄스와 발레 동작을 보여주고 있다.에스제이비보이즈(주)
이처럼 비보이에 대한 관심이 몰리는 데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연기획사인 SJ 비보이즈는 홍대 인근에 비보이 전용극장을 만들어 과감하게 비보이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 비보이 전용극장은 세계에서도 최초라고 한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소재만큼이나 특별한 안내로 시작된다. 보통 공연 전 안내멘트는 "휴대폰 전원을 꺼주세요"나 "공연이 시작되면 정숙해 주시기 바랍니다" 등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주의나 당부가 대부분이지만, 이곳에서 정반대의 멘트가 나온다. 공연 중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것을 물론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도 자유롭게 허용된다.

공연은 힙합댄스·파핑(popping)·로킹(locking)·하우스·프리스타일·브레이크댄스 등 비보이 기술의 기본동작을 보여주는 영상으로 막을 연다. 뒤이어 등장한 발레리나 3명을 지켜보며 관객들은 다들 입을 다물지 못한다. 이들의 동작이 워낙 고난이도인데다 보통 사람들은 발레리나의 춤동작을 이토록 가까이서 볼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남자주인공인 김현문의 현란한 춤솜씨와 힙합걸 3명의 역동적인 기술 또한 만만치 않았지만, 역시 댄스배틀 장면이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라고 하겠다. 비보이팀과 힙합팀간에 벌어지는 배틀은 무대와 객석을 옮겨가며 환상적인 시간을 만들어 준다.

에스제이비보이즈(주)
사이사이 무대를 바꾸는 시간에는 출연배우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여러 흥밋거리들을 보여준다. 또한 DJ 니들의 믹싱쇼와 은준의 현란한 비트박스 역시 놓칠 수 없는 볼거리이다. 특히 하모니카 연주를 곁들인 비트박스는 흥겹고 놀라운 무대를 만들어 준다.

공연이 끝났다고 성급하게 극장을 빠져나가는 관객은 나중에 꽤 많이 후회할 듯하다. 출연배우 한 사람씩 돌아가며 보여주는 앵콜공연이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동작 하나하나에 엄청난 탄성이 흘러나오는 비보이공연을 보며 무더위를 잠시 잊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뮤지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홍대 앞 비보이극장에서 공연됩니다.

맛있는 음식과 멋스런 풍경사진을 테마로 하는 제 홈피 '멀리서 바라보다 뜨겁게 사랑하기' 
(http://blog.naver.com/grajiyou)에도 올려 놓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뮤지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홍대 앞 비보이극장에서 공연됩니다.

맛있는 음식과 멋스런 풍경사진을 테마로 하는 제 홈피 '멀리서 바라보다 뜨겁게 사랑하기' 
(http://blog.naver.com/grajiyou)에도 올려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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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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