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청와대 개발공사, 장항갯벌매립 중단해야"

[인터뷰] 서천-서울 8일 도보행진 양수철씨

등록 2006.08.09 22:29수정 2006.08.1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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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뉴스서천> 양수철 대표가 청와대 앞 분수대 근처에서 '장항갯벌 매립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서천> 양수철 대표가 청와대 앞 분수대 근처에서 '장항갯벌 매립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변지혜

장항갯벌 매립에 반대하며 지난 2일 도보 항의시위를 시작한 양수철(46) <뉴스서천> 대표가 서울에 도착해 청와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충남 서천에서 도보행진을 시작한 양 대표는 9일 오후 6시 30분께 청와대 앞에 도착해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가로막혔다. 항의서한 전달이 가로막히자 양 대표는 청와대 앞 분수대 근처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청와대에 항의서한조차 전달하지 못한 양 대표는 "자꾸만 희망을 잃는 느낌"이라며 "마치 새알로 바위 치기 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또 "주식회사 청와대 개발공사는 장항갯벌 매립계획을 당장 철회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양 대표는 오후 5시 30분께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개발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나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다음은 양 대표와의 일문일답.

- 굉장히 오래 걷느라 힘들고 더울 텐데 어디 아픈 곳은 없나.
"오늘이 8일째다. 다리가 아파서 지팡이에 의지하며 걸어왔다. 중간에 침을 맞았더니 그나마 좀 나은 것 같다."

- 충남 서천에서 서울까지 500km 정도를 걸어온 것으로 안다. 많은 도시를 거쳤을 텐데, 오면서 인상 깊은 점은 없었나.
"걸어오다 보니, 시골이고 서울이고 할 것 없이 전부 아스팔트 길에 콘크리트 건물 투성이더라. 걸어 다닐 만한 길이 없고 전부 자동차 길 위주였다.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연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도보행진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과 주변 반응은 어땠나.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다들 알기 때문에 말리지 않았다. 몸 조심히 다녀오라고 얘기하더라."


- 도보행진으로 정부의 장항갯벌 매립계획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청와대측의 반응은 어떨 것 같나.
"변화는 올 것이다. 청와대측은 무반응이겠지만 상관없다. 장항갯벌을 매립하면 우리나라 갯벌은 끝이라고 알려야 한다. 장항갯벌 매립은 서천에 사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나라 국민 전체의 문제이다."

- 어제(8일) 정부과천청사를 방문해 환경부 담당자와 면담을 나눈 것으로 안다. 환경부측 입장은 어떠한가.
"환경부 측에서는 '환경부 직원 1400명 모두 갯벌 막는 것 반대'라고 하더라. 하지만 환경부는 힘이 없다. 이미 이 문제는 환경부와 해양수산부의 손을 떠났다. 총리실과 청와대의 계획에 따라서 진행될 것이다. 정치논리에 따라서 말이다."


- 정부 논리는 뭔가.
"서천 경제가 안 좋으니까 장항갯벌을 매립해 공장설립을 하자고 말한다. 대기업과 손잡고 갯벌을 매립해 어촌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갯벌 매립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최대한 덜 훼손시키게 매립하겠다'는 얘기를 한다."

- 10년 전 장항갯벌 매립에 관한 지원비로 서천지역 어민들에게 2000억원이 지원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에는 정부에서 진행하는 일에 반대할 분위기가 못됐다. 그 때 만약 반대했다면 빨갱이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도 정작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입맛에 맞는 것만 보도한다. 심각한 문제인데도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변지혜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덧붙이는 글 변지혜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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