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항 앞 무인도한성수
아주머니들의 노고 덕분에 깨끗한 바다에서 물놀이를 마친 아이들이 계곡에 가자고 성화를 부렸습니다. 우리는 할 수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길이 좋지 않은 소익금해수욕장에 가면서 난 것인지 동료의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 나 있었습니다. 우리는 스페어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고흥군청을 지나 카센터를 찾았습니다.
트렁크의 짐을 모두 내리고 타이어를 교체해야 한다고 하자 카센터 사장님은 '갈아드릴 수는 있는데 앞에 타이어전문점이 있으니 그곳에 가면 싸게 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는 그곳 가게에 짐을 내려놓고 앞에 있는 타이어 가게로 향했습니다.
타이어를 교체하는 총각 기술자의 친절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타이어의 편마모의 원인을 지적해주고, 차량점검의 유의사항을 빠짐없이 일러주었습니다. 그 가게 사장님은 가까운 계곡을 묻자 종이에 그림을 그리면서 세세하게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가게를 나서는 저희에게 가게 입구까지 따라 나와서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카센터 사장님도 잠시 동안 머물다 가는 저희를 웃음으로 배웅해 주셨지요.
땡볕에 낚시를 해서인지 머리가 아팠습니다. 약국을 찾아가자 약사님은 증상에 대해 묻고 조심해야 할 사항을 친절하게 일러주더군요. 또 염색약을 찾는 할머니께도 '이문이 많이 남는 비싼 약 대신 싼 약을 권하면서 효과는 별반 다르지 않다'고 설명하는 그 마음에 진심이 담겨 있어 보였습니다.
팔영산 도립공원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야영장을 찾는 저희에게 어떤 세 분이 친절하게 길을 일러주었습니다. 할머니께 할인점을 물어도, 아이들에게 약국을 물어도 모두 웃으며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동료는 '너무 친절해서 묻기가 겁이 난다'고 너스레를 떱니다.
아직 휴가 떠나지 않은 분들께 고흥을 추천합니다
팔영산 휴양림에 텐트를 치고 저녁밥을 해 먹은 후에 우리는 매점 아저씨와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지역감정에 대해, 특히 정치에 대해 마음을 열고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선생님인 따님이 방학을 맞아 아버지를 돕기 위해 와 있다는데 자식농사를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저씨의 푸근한 마음 씀씀이를 가슴에 채워 넣었습니다.
제가 전남 고흥 사람들을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단지 친절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들은 모두 항상 웃으며 응대해 주었고, 그 웃음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아직도 호남 지역으로 휴가 가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저는 그 분들께 여름 휴가지로 전남 고흥을 추천합니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아름다운 고흥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의 부족한 글로 어찌 제가 본 고흥의 경치를 그릴 수 있겠습니까? 언제 여유가 나면 저는 다시 고흥을 찾아서 찬찬히 그 따스한 인정과 눈부신 풍광을 느끼렵니다. 고흥에서 만난 아름다운 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리며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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