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경보 속에서의 특별한 비행

등록 2006.08.11 18:07수정 2006.08.1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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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8월! 밤알이 무르익어가지만 밤나무 재배농가들은 밤나무에 피해를 주는 복숭아병 나방, 밤바구미등 종실 가해해충 때문에 밤 생산량이 줄지 않을까 걱정이다.


거기에 WTO·DDA 협상에 의한 임산물 개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어 농민들의 시름은 더욱 더 깊어만 가고 있다.

산림항공관리본부 사람들은 8월부터 2차 밤나무 병해충과의 마지막 한판승부를 시작하기 위해 전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 산림항공관리본부 사람들에게 청천병력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지난달 27일 충남 부여에서 밤나무 병해충 방제임무 중 헬기 추락사고로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이재익 기장이 사망했다는 비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동료의 불행한 사고로 침체된 분위기와 8월의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밤나무 병해충 항공방제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이런 고온 다습한 기후에서는 각종 산림병해충들이 더욱 활발하게 확산된다. 또한 2만8천명 밤나무 재배농민들이 항공방제 헬기를 절실히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밤은 연간 2300억원 내외의 농가소득을 올리는 소득 작목으로 생산량의 약30%가 일본에 수출(7000만달러)되고 있는 농산물중 제1의 수출 효자품목이다.

농가소득에 효자품목이지만 우리나라 밤 재배환경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재배자의 평균연령은 63세로 고령화추세를 보이고 있다. 노령화로 인해 병해충방제 관리 작업 참여율이 낮아져 재배면적 5만2609ha중 산림항공관리본부에 항공방제를 요청하는 면적이 5만1253ha 달한다.


항공방제 이 외에는 병해충을 막을 만한 뚜렷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고, 산림항공본부는 총 재배면적에 97%를 매년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무상으로 항공방제를 실시해 오고 있다.

산림항공관리본부 안전사고는 전체 54%가 항공방제 중에 발생하고 있다. 2000년 7월 항공방제헬기 추락사고 이후 지난달 27일 헬기추락사고까지 매년 1번꼴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밤나무재배 농민들은 밤 수확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항공방제를 충분히 해주기를 원한다.


특히 7월중에 장마로 인해 방제를 실시하지 못한 농민들의 민원도 만만치 않다. 농민들의 요청에 의해 저고도 비행을 하다보니 각종장애물 때문에 비행 위험성이 항시 상존한다. 8월 전후로 아침에 발생하는 안개 등으로 정상적인 방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하루 평균4시간 방제가 완료되어야 하지만 여러 가지 조건들 때문에 6시간이상 넘어가는 비행을 해야 농민들의 요구를 들어 적기방제를 실시할 수 있다. 더운 여름 에어컨도 나오지 않는 헬기 안으로 농약유입을 막기 위해 출입구와 환풍장치를 모두 막은 채 1평 남짓 한 찜통 속에서 농민들에 민원과 헬기안전운항 위험 속에서도 저공비행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안전사고에 주원인이 된다고 조종사들은 토로한다.

현재 산림항공관리본부는 농민들에 소득을 위해 효과적인 항공방제도 하고, 항공기 안전사고도 예방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고민에 빠져있는 것이다.

항공방제는 운전자(헬기승무원) + 보행자(밤 재배농가) + 교통경찰관(항공방제 담당공무원)간의 상대자를 기피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자리를 만들어 서로가 갈등관계를 해소해 나가면서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다시 한번 지난달 항공방제도중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다가 순직하신 (故) 이재익 기장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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