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 기다리는 게 아니라 불러 들인다고?

[서평] 수잔 로앤의 <행운을 부르는 신비한 습관>

등록 2006.08.15 18:48수정 2006.08.1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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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머릿속에 그 두 글자를 떠올려본다. 그 두 글자는 지금의 나와 하등의 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떨린다. 떨리다 못해 벅차기까지 하다. 지금 당장 그 몽글몽글한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도, 그렇다고 말랑말랑하니 손에 잡히는 것도 아니건만 그저 무작정 기분 좋다. 대체 그 행운이란 것이 무엇이기에 이렇듯 머릿속에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이리 사람을 황홀하게 하는 것일까.

사전은 행운이란 것에 대해서 좋은 운수 또는 행복한 운수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럼 운수란 또 무엇인가. 사람에게 정해진 운명의 좋고 나쁨. 곧,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천운과 기수가 운수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정해진 운명을 초월하여 찾아오는 좋고 행복한 운명이 곧 행운이란 말이 된다.


말 그대로 행운이란 건 결코 쉽지 않은 운명의 반란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 행운이라는 것이 감나무 밑에 입 벌리고 누워 마냥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오매불망 기다리기만 하면 무심히 찾아드는 것일까. 아니면 행운을 불러들일 수 있는 어떤 묘약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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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부르는 신비한 습관> 책 표지 ⓒ 책과 길 미디어

스스로 행운을 불러 성공한 사람들은 남들에게서 발견되지 않는 특별한 습관들을 가지고 있다. 이 습관들이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를 만든다. 이들에게 행운이 따르고 기회가 찾아오는 것은 이들이 가진 특별한 습관과 사고방식, 그리고 행동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러한 습관들은 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인간관계를 통해 이 습관들을 만들고 키우고 굳힐 수 있다.

눈이 번쩍 뜨이고 귀가 솔깃해지는 말이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지만 행운을 불러들이는 습관이 있다는 데야 동요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순간적으로 고개를 쳐드는 한 가지 의문. '과연 그 습관들만을 철저히 내 것으로 만든다면 정말 행운이란 것이 내게 황홀한 손짓을 해줄까?'

궁금하기 이를 데 없다. 대체 행운을 불러들인다는 습관은 어떤 것일까. 또 그 습관으로 인하여 정말 내 운명에도 행운이란 것이 행복한 반란을 일으켜 줄 수 있을까. 책장을 넘기는 손길이 빨라지고 그에 비례해 내 호흡도 가빠진다.

<행운을 부르는 신비한 습관>. 이 책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성공스토리가 들어 있다. 우연히 시작한 사업이 큰 성공을 거둔 이야기, 행운의 취업과 승진, 특별한 발명과 발견, 그리고 도약과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한 행운의 사건 등 다양한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 사례들은 모두 자신들의 행운을 스스로 창조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스스로 기회를 찾고 행운을 부르는 사람들. 그렇게 잡은 기회와 행운을 완벽한 성공으로 바꾼 사람들. 저자 수잔 로앤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그들의 행운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그들은 행운을 불러들일 만반의 준비를 이미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그 만반의 준비가 곧 행운을 부르는 8가지 습관이라 정의하고 있다.


첫째. 처음 만난 사람에게 쉽게 말을 건다.
둘째. 대화를 즐긴다.
셋째. 이름을 뿌린다.
넷째. 세밀하게 듣는다.
다섯째. 인맥을 활용해 도움을 주고받는다.
여섯째. 새로운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곱째. 확실하게 마침표를 찍는다.
여덟째. "NO"라고 하고 싶을 때에도 "YES"라고 말한다.


위의 여덟 가지 습관이 행운이 따르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구별하는 특징이라고 한다. 습관 하나하나 마다 그 일화들을 소개하여 그 증거를 제시하였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우리가 흔히 우연, 재수, 운명, 숙명 등으로 부르는 단어들을 그들은 기회와 행운, 성공, 횡재로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경험담을 통해 행운을 이야기하는 그들. 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행운의 별에서 태어난 축복받은 사람들인가? 그저 억세게 운이 좋은 소수의 행운아들인가? 이도 저도 아니다. 한마디로 그들은 기회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회를 두 손아귀에 움켜잡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더불어 그들은 언제나 열린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즉, 모든 기회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기회의 창을 통해 행운이 들어올 것이라 믿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그 창으로 들어오는 행운을 거머쥐고 쾌재를 불렀다.

저자 수잔 로앤은?

< How to Work a Room >을 비롯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저술한 유명작가이다. 미국 씨티그룹과 오라클, 프록터&갬블, 인텔, 그리고 와튼 스쿨 등에 초대되어 강연을 하면서 월 스트릿 저널과 뉴욕 타임즈, 워싱턴 포스터,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 등에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CBS, CNN, NPR, BBC등의 방송 프로그램에도 다수 출연하였다.
처음 만난 사람과의 대화에서 큰 행운을 거머쥔 컨설턴트 겸 전문강사인 마크베리, 가벼운 대화 중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큰 횡재를 가슴에 안은 의상 및 이미지 컨설턴트협회 설립자인 다이앤파렌테, 우연히 듣게 된 통화 내용을 흘려버리지 않음으로써 상대를 위기에서 구하고 자신도 행운을 잡은 탭댄스 강사 보니, 인맥의 힘으로 유명 컴퓨터 회사 영업사원에서 현재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해리, 학력과 경력으로 닦은 성공의 길. 그 길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인지 그 길 안의 어디에 자신이 있는지 얀센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그 길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늘 가보고 싶었던 길로 기꺼이 발길을 돌려 기어이 행운을 품에 안은 얀센...

저자는 말한다. 행운은 반응하는 사람들에게로 다가간다고. 무언가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그 필요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고.

직장이나 사업에서의 성공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필요성에 대한 강한 욕구, 문제 해결의 의지, 기회의 탐구, 적극적인 행동, 이러한 것들이 성공을 이끈다는 것이다.

한 윈드서퍼의 필요에 의해 집에서 고안된 방수복, 자전거 동호인이었던 개리에겐 영양과 칼로리가 풍부한 자연식품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었고 그 필요에 의해 탄생된 클리프바, 화학조미료에 알레르기가 있는 리니, 화학첨가제가 없는 드레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리니, 결국 그녀가 만든 샐러드드래싱은 그녀를 기업의 총수로 만들어 준다. 또 길거리 노점에서 팔던 보석 하나로 인해 전국의 유명 백화점으로 입지를 넓힌 로렐, 잎차 하나로 미국과 캐나다 전역,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 5천개가 넘는 가맹점을 거느리게 된 마이티 리프 티사의 부부이야기...

이 외에도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성공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작은 기회를 큰 행운으로 바꾸어 괄목할만한 비즈니스의 성공을 이끌어 내었다. 그들은 과연 그들의 성공을 위해 어떠한 행동특성을 보였을까. 저자는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그리고 객관적으로 파악하였다. -어떠한 해결책이 필요한지 숙고하였다. -자신의 직관과 그에 따른 결정을 믿었다. -주변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모험을 감수하였다. -과거의 길에서 과감히 벗어났다. -상대방을 세밀히 평가하였다. -목표달성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경주하였다. -경쟁자와의 현저한 차별화를 시도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어떠한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끝까지 추구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거듭 강조하고 있다.

고대 중국 철학에 의하면 행운은 "준비가 기회를 만나는 것"이라고 하였다. 기회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그 기회와 함께 기꺼이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스스로 행운을 만들 수 있게 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는가. "기회가 문을 두드린다"는 말을 흔히 한다. 그러나 사실 기회는 우리의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 기회는 단지 우리 주변에 항상 머물러 있을 뿐이다. 기회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기회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스스로 행운을 부르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기회의 문을 두드린다. 그리고 작은 기회도 결코 놓치지 않는다. 그들은 행운을 부르는 8가지 습관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을 반드시 가지고 있다.

책장을 덮으며 긴 한숨을 토해낸다. 행운. 그저 굴러 들어오는 횡재가 아님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부단한 노력과 긍정적인 사고와 끊임없이 갈구해야 하는 그 무엇들...

지금껏 난 어떤 삶을 살았던 것일까. 기회가 있어도 느끼지 못하고 행운이 쫓아와도 그냥 무심히 차버린 일은 과연 없었을까. 아니다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달라져야 할 것이다. '두드리면 열린다'가 아닌 '두드려야 열린다'라는 저자의 의미심장한 한 마디 말이 내 나태한 삶에 일침을 가하는 듯 하다.

무작정 기다리는 행운이 아닌 스스로 불러들이는 행운. 그것과의 만남을 위하여 나태한 나를 두들겨 깨워야겠다.

행운을 부르는 신비한 습관

수잔 로앤 지음, 남은우 옮김,
책과길,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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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자회원이 되고 싶은가? ..내 나이 마흔하고도 둘. 이젠 세상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하루종일 뱅뱅거리는 나의 집밖의 세상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곱게 접어 감추어 두었던 나의 날개를 꺼집어 내어 나의 겨드랑이에 다시금 달아야겠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훨훨 날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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