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6급이하 공무원 인사 각종 의혹 '난무'

군수의 부재로 인한 후유증... 공무원·지역사회 '술렁'

등록 2006.08.15 19:37수정 2006.08.1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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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면 청년회는 오늘(15일)부터 전형준 군수의 석방 등을 기원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남면 청년회는 오늘(15일)부터 전형준 군수의 석방 등을 기원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박미경

지난 9일자로 단행된 화순군 6급 이하 공무원 인사가 군수의 재가, 인사위원회의 구성, 인사위원의 자격 문제 등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또 군수의 재가여부에 의혹이 일면서 군수가 당초 결재한 인사안이 뒤바뀐 채 발표됐다는 의혹까지 이는 등 전형준 군수의 구속으로 인한 파장이 예상보다 심각해지고 있다.

화순군은 지난 9일자로 6급 이하 공무원 225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화순군은 인사에 앞서 8일 오후 5시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화순군 인사위원회는 부군수를 위원장으로 총무과장과 재무과장 등 3명과 대통령령이 명한 자격을 갖춘 4명의 민간인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인사위원회는 인사위원회 설치법 7조 2항에 의해 7인이상 9인이하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화순군은 8일 현재, 4일자로 민간인 김아무개 인사위원이 사임해 인사위원회 정수가 모자라는 상황이었지만 정수를 채우지 않고 6명의 위원으로만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김아무개 인사위원이 4일자로 사임원을 제출해 인사위원회가 열린 8일까지 정수를 채울 시간이 충분했지만 화순군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런 뒤 4일이 지난 8일 오전 사임원을 수리하고 이날 오후, 인사위원회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사위원회를 감행한 것이다.

또 인사위원은 대통령령에 명시된 일정 자격을 갖춘 자로 구성해야 하지만 화순군은 인사위원의 자격을 갖췄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경력조서(이력서)조차 받지 않았으며 적격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군수의 재가도 받지 않고 인사가 발표됐다는 의혹이 일면서 군수가 당초 결재한 인사안이 중간에서 뒤바뀌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화순군은 당초 인사위원회를 이날 오전 10시에 열기로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후 4시로, 다시 오후 5시로 계속 연기했다. 이날 전형준 군수는 2시 30분부터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가 이날 밤 11시 30분께 구속됐다.


의혹은 여기서 시작된다. 화순군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인사위원회를 열었고 이날 인사위원회는 오후 6시 30분을 훌쩍 넘어서 끝났으며 7시께에 인사가 발표됐다.

화순에서 군수가 구인중이던 광주지방법원까지는 가서 군수의 재가를 받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담당과장은 주무계장과 함께 군수가 있는 곳을 찾아가서 인사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내용에 대해 결재를 받았다고 말하지만 함께 갔다는 주무계장은 같이 갔는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사실확인을 피하고 있다.

또 인사위원장인 부군수도 군수의 재가도 받지 않고 인사를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에 명쾌한 답변을 하지 않아 인사관련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만일 군수의 재가도 받지 않고 인사가 발표됐다면 관계공무원 등이 군수로서의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 전형준 군수를 무시하고 월권을 행사했다는 셈이 된다.

인사위원회 구성에서부터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형준 군수가 당초 결재해 인사위원회로 넘긴 인사(안)이 뒤바뀌어 발표됐을 수도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역사회에서는 이번에 단행된 6급 이하 공무원에 대한 인사를 두고 "군수가 자기의 의지대로 활발하게 일하기 위한 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인사치고는 실패한 인사"라고 평하고 있다.

군수로서 자기의 의지대로 군정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선 자기의 뜻에 공감하고 의지대로 움직여줄 직원들을 수족같이 움직이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인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전형준 군수는 이번 인사를 통해 이러한 체계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화순공무원노조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인사권자의 전형적인 인사횡포며 인사폭거로 실망의 도를 넘어 분노마저 느낀다"며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반발하고 있지만 정작 이 모든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할 군수는 구속상태다.

게다가 현재 군수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최아무개 부군수조차 신안군수 출마설이 나돌면서 군민들 사이에서 이번인사는 전면 무효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화순읍 이아무개씨는 "군수는 구속 중이고 부군수는 다른 지역 군수출마설이 나돌면서 사직서를 쓰고 가면 그만인 상황에서 누가 이번인사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겠냐"며 "화순군은 인사위원회 구성에서부터 인사와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 군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격에 대한 검증도 없이 위촉된 인사위원이 포함된 채 법에서 정한 구성인원도 채우지 않고 열린 인사위원회의 결정을 인정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이번 인사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전형준 군수가 구속되고 구속적부심사조차 기각되면서 화순군은 장기간의 행정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인사'로 인한 잡음까지 일면서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에까지 파장이 일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태에 대해 주민 민아무개씨는 "군수의 부재로 인해 생기는 후유증이 가장 중요한 인사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며 "화순군의 발전과 지역사회의 안정을 위해 전형준 군수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쳤다.

군수가 구속 중인 상황에서 일어난 공무원 인사와 관련된 갖가지 잡음과 의혹을 바라보는 군민들은 일련의 사태 앞에서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한편 전형준 군수의 고향인 화순군 남면 청년회는 군수의 구속이 장기화되고 재선거 사태로까지 치달을 경우 화순군 행정공백은 물론 지역발전에 엄청난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하며 15일부터 전형준 군수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기원하는 대군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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