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정 선생, 여성독립운동가로 다시 태어나다

등록 2006.08.20 09:58수정 2006.08.20 09:59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대학에서 작곡을 공부하는 큰 딸이 교양과정을 공부할 때, 권장도서라 하면서 <경성 트로이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호기심에 나도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하였다. 이 때 주인공 이효정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 시절 서클 활동에서 연구 학습했던 일제하 사회주의 운동가들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고 이들도 대한민국에서 떳떳하게 독립운동가로 대접받을 날이 속히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2006년 8월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1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하였다. 오늘 이효정 선생(93세)은 정부 포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독립운동가로 다시 태어났다. 이효정 선생은 1933년 서울 경성제사공업 파업활동 및 노동조합에 가담하여 반제운동 중 체포되어 1년 1개월 옥고를 치루는 등 주요공적사항이 인정되어 국내항일운동계열 독립유공자로 건국포장을 아들인 박진수씨가 친수하였다.

사실 나는 어제(14일) 청장년 선교회 수련회가 있어서 인천 앞바다 선재도의 어느 펜션으로 갔었다. 그 곳에서 청장년 선교회 회원인 이 모 집사를 통하여 내일 광복절 기념식에 ‘십정동 제4재개발지구’ 가칭 추진위원회 김명애 위원장의 남편이 훈장을 받으신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지라 광복절 기념식에서 훈장을 받은 이효정 선생의 아들인 박진수씨가 김명애 위원장의 남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 이유는 이효정 선생의 주소지가 부평구 십정동으로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경성트로이카> 책에서는 마산에 계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어서 찾아뵙고 싶어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포기하고 있었는데…. 만일 사실이라면 이효정 선생은 샘터교회 사회봉사관으로부터 50m 안에서 거주하고 계셨던 것이다.

식을 마치고 인천 부평으로 와서 김명애씨에게 전화를 드렸다. 모든 예측은 맞아 떨어졌다. 김 위원장은 2000년부터 시어머님이 지금까지 이 곳 아드님 집에 머물고 계시다는 것과 어머님의 시집을 선물로 드리겠노라는 말씀과 아울러 남편은 화실에 가셔서 동료후배들과 계시기 때문에 오늘 만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효정! 그녀는 부친이 한 살 때 지병으로 숨지자 독립운동가였던 할아버지와 함께 상경해 1920년 동덕여고보에 입학하여 공부하면서 일제하 동덕고녀보를 다니면서 그 시대의 모든 이들이 그러했듯이 반일 독립운동을 했다고 하였다. 그녀는 이 학교에서 역사과목 선생이었던 이관술, 조선어 과목 담당 선생이었던 한글학자 이윤재 등을 만나면서 사회주의에 눈을 뜨게 된다.


여학생 이효정은 독서회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항일운동을 시작하였고 동덕여고보 3학년 때는 동료인 박진홍, 이순금, 이종희 등과 함께 광주학생운동에 동조하여 시험을 거부하는 백지동맹을 주도하기도 하였다.

동덕여고보를 졸업한 후 울산과 서울 등에서 교사로 일했으나 반일교육을 한다는 이유로 계속하여 해임되었었다. 결국 교사직에서 쫓겨난 뒤 노동운동에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투옥과 석방을 거듭했었다. 그 유명한 이재유, 김삼룡 등이 주축이 된 '경성 트로이카' 조직원으로 활동한 것도 이 무렵으로 알려졌다.


해방 후 교원노조 운동을 하던 남편 박두복의 월북으로 인하여 숨죽이며 지내다가 이제 그녀는 독립운동가로 재평가 받으며 시인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올 해 광복절은 이효정 선생 때문에 더욱 의미 있는 날이었다. 내일은 그 분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릴까 한다.

덧붙이는 글 | 기독교 매체인 당당뉴스와 에큐메니안에도 보냅니다.

덧붙이는 글 기독교 매체인 당당뉴스와 에큐메니안에도 보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전국 최고 휴게소 행담도의 눈물...도로공사를 향한 외침 전국 최고 휴게소 행담도의 눈물...도로공사를 향한 외침
  2. 2 "꽝" 소리 나더니 도시 쑥대밭... 취재기자들도 넋이 나갔다 "꽝" 소리 나더니 도시 쑥대밭... 취재기자들도 넋이 나갔다
  3. 3 '윤석열 퇴진' 학생들 대자보, 10분 뒤 벌어진 일 '윤석열 퇴진' 학생들 대자보, 10분 뒤 벌어진 일
  4. 4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5. 5 "임신한 채 회사 다닌 첫 직원" 유명 회계법인 부대표에 오른 비결 "임신한 채 회사 다닌 첫 직원" 유명 회계법인 부대표에 오른 비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