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살이 강아지풀도 인간의 긴 삶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조태용
누군가는 지는 해를 보면 아름다움에 감탄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 들판 너머 있는 새만금의 어민들과 갯가 생명들은 지는 해가 마치 죽음의 서막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빚 독촉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하루가 가는 것은 빚을 갚아야 하는 날짜가 다가오는 것이고,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사람에게 하루가 가는 것은 살아가야 할 삶이 하루 줄어든 것입니다. 그러니 아름다운 저 노을도 모두에게 다른 빛과 느낌으로 해석 될 것입니다.
하물며 인간의 생각은 어떨까요. 요즘 유행하는 광고 문구처럼 천만인에게는 천만인의 카드가 아닌 생각이 존재합니다. 이 생각을 사회적 합의라는 것을 통해 통합하려면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사회적 합의 없이 혼자만의 생각을 전체의 생각인양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만큼 어리석은 사람도 없지요.
어떤 분에게 가장 무서운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해당 분야의 책 한 권만을 읽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 책 한 권에 담긴 내용을 그 분야의 모든 지식으로 알고 있는 사람만큼 청맹과니 같은 사람도 없다는 것이지요. 또한 민심을 파악하는 못하는 정치인도 청맹과니 정치인이고, 매일 함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살면서 서로의 마음도 모르는 가족도 청맹과니 가족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이처럼 청맹과니로 세상을 보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을 청맹과니로 만드는 첫째는 바로 돈과 욕심입니다. 돈, 돈 하다보면 보이는 것이 모두 돈으로 해석되고 판단됩니다.
그래서 요즘 우리에게 인생이라는 주제로 딱 한 권 읽은 책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돈이라는 책일 것입니다. 이 한 권의 책을 읽고 이것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인생에는 돈이라는 책 말고도 다양한 책들이 존재합니다. 그 책들을 보지 않고 돈이라는 책만 읽고 산다면 그 사람이야 말로 인생의 청맹과니일 것입니다.
그나저나 노을은 지고 있고 노을이 지는 순간 세상은 따스한 행복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살면서 저 노을을 보며 행복할 수 있기를 지는 해에 빌어봅니다.
덧붙이는 글 | 농산물직거래운동을 하는 참거래 농민장터(www.farmmate.com)와 SBS유포터에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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