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책 속에 담긴 의미에서 보듯이 이 책은 어린이 책(children book)이 아닌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픽처북'(picture book)을 표방한다. 여타의 어린이 그림책에서 흔히 보이던 귀여운 이미지나 화려한 원색의 색채를 지양하고 갈색 계열의 어두운 색상을 사용해 붓질에 의한 빛의 명암, 톤의 미묘함을 살려냈다. 작가는 희망이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한동안 고전주의 회화를 탐구해 바다와 하늘의 깊은 공간감을 사실감 있게 담아냈다.
작가가 <돌이와 장수매>에 대한 모티브를 얻은 것은 오래전 사할린 섬을 방문했을 때 보았던 일제강점기 때 강제 징용된 한인들의 모습에서였다.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면서도 얼굴에는 잔잔한 웃음을 띠고 있던 동포 노인을 바라보며 사할린 하늘을 가로지르는 전설 속의 '장산곶매'를 떠올렸다고.
주인공 '돌이'는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우리고, '수리떼'는 우리의 터전을 위협하는 모든 형태의 폭력이며, '장수매'는 암울한 시대마다 빛을 밝혀주던 선각자들을 상징한다. 돌이의 가족사는 곧 현재진행형인 우리의 역사인 것이다.
| | 작가 류재수씨는? | | | |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 1세대인 류재수씨는 많은 작품을 그리진 않았지만 세계 여러 도서전과 그림책 전시회에서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다. 특히 <노란 우산>(재미마주)은 2002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우수 그림책'에 뽑혔고, 국제어린이도서협의회(IBBY)가 선정한 '지난 50년간의 세계 우수 그림책 40권'에 선정되는 등 우리 그림책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렸다.
한민족의 정기로 상징되는 백두산을 소재로 한 건국신화 <백두산 이야기>(통나무)는 우리 현대 그림책의 효시로 여겨지는 작품. 일본에서 출간돼 '노마 그림책 상'을 받았으며, 동시에 무대극으로 꾸며져 순회 공연돼 재일교포 사회에 큰 감동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류재수씨는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해송'이라는 탁아운동단체에 동참하면서 우리 어린이 문화와 현실에 눈을 떴고 미술교사 시절 대안 미술 교육으로서 '내가 만든 그림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는 서울시립대학원에서 그림책 강의를 하면서 남북 어린이 문화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그 외 저서로는 <자장자장 엄마 품에>(한림), <눈사람이 된 풍선>(보림)이 있다. | | | | |
덧붙이는 글 | 류재수 지음/ 나미북스/ 1만8000원
돌이와 장수매
류재수 지음,
나미북스(여성신문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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