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이 전쟁하면, 미국은 누구 편이겠나"

[인터뷰] 리둔치우 중국 국무원 한반도연구소 주임... "한국, 미국 아닌 중국을 택하라"

등록 2006.08.29 14:58수정 2006.08.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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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대중·대미 관계 변화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전시작전통제권을 넘기는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이고,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한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것이 미국의 압력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FTA 타결을 위해 협상 중이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하고, 동시에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감에 따라 미국은 이 지역의 헤게모니 변화를 경계하고 있다. 초강대국 미국과 새롭게 부상하는 경쟁자 중국이 충돌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a 한반도연구소 리둔치우 주임

한반도연구소 리둔치우 주임 ⓒ 이성현

한반도 전문가인 리둔치우 중국 국무원 한반도연구소 주임은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미래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과 이해를 같이 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성현 기자가 2006년 8월 21일 베이징에서 그를 만났다.

- 21세기에는 한국이 미국보다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국의 정치가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들의 주장이 옳다. 21세기에 한국은 중국과 더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 우선 한국은 미국보다 중국과 더 큰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최대 관심사는 현재의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지역의 안정·번영·공동 경제개발과 같은 문제에 미국은 별 관심이 없다. 이 지역에 위치한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중국은 이런 이슈에 대해 근본적으로 미국보다 관심을 많이 가질 수밖에 없다."


-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바라는가?
"한반도에서 미국이 원하는 것은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한국 내 반미감정이 상승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과 북한의 경제협력도 곱게 보지 않는다.마찬가지로 미국은 한반도 통일도 원하지 않는다.

중국은 입장이 다르다. 경제협력이 됐든 통일이 됐든 남북한의 관계 개선을 좋게 본다. 한반도가 통일되고 번영하면 당장 그 경제적 이익이 중국의 동북지역까지 미치기 때문이다."


-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전략은 무엇인가
"중국의 전략은 궁극적으로 한국에 이익이 된다. 한반도 통일을 반대하는 미국은 한국에 도움이 될 수가 없다. 게다가 일본이 군사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움직임 뒤에 미국이 버티고 있다.

일본 재무장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한국과 중국의 이익을 크게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새롭게 무장한 일본의 공격 대상은 첫째가 한국, 다음은 중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관해 미국과 중국은 확실히 입장이 다르다. 한국이 미국을 택하면 (일본의) 희생양이 될 것이다."

- 한일간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미국은 일본을 지지할까?
"지난 일요일 베이징을 방문한 미국 의원들을 만났을 때 내가 물었다. '한국과 일본이 전쟁을 하면, 미국은 어느 편을 지지합니까?' 그들은 어느 한 쪽을 편들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편들지 않는 것'은 결국 한국의 피해를 의미한다. 사실상 일본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군사력을 자랑한다. 그렇다면 미국의 '무개입' 정책은 호전적인 일본 내 정치가들을 한층 부추겨 한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시킬 것이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분쟁이 생겨도 미국은 공식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마찬가지로 일본을 지지할 것이다.

경제·정치·안보·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한국과 중국은 한미간보다 더 큰 공통점을 갖고 있다. 거듭 말하지만 내 주장의 핵심은 21세기 한국의 전략적 선택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번역:정혜진)

덧붙이는 글 | *필자 주: 리둔치우 주임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 "중국의 견해" 를 알기 위해 해외언론이 인터뷰 요청을 가장 많이 하는 학자다.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직후 미국의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답하기엔 "너무 민감한 사안"이라며 언급을 회피했다. 어느 선까지 언급하는 것이 적절한지 그는 한계를 분명히 알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편집과정에서 삭제하길 바라는 부분이 있는지 묻자 그는 "오늘 인터뷰 발언 중에 민감한 내용은 없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 주: 리둔치우 주임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 "중국의 견해" 를 알기 위해 해외언론이 인터뷰 요청을 가장 많이 하는 학자다.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직후 미국의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답하기엔 "너무 민감한 사안"이라며 언급을 회피했다. 어느 선까지 언급하는 것이 적절한지 그는 한계를 분명히 알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편집과정에서 삭제하길 바라는 부분이 있는지 묻자 그는 "오늘 인터뷰 발언 중에 민감한 내용은 없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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