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계 수동에 있는 석회암 동굴 입구의 모습이다.이상기
입구에 들어서자 서늘한 기운이 바깥까지 나온다. 보트를 타기 전 솜을 넣은 긴 코트를 하나씩 입게 한다. 옷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깨끗하지 않고 퀴퀴한 냄새가 난다. 배에는 조타수를 포함해 10명 정도 탈 수 있다. 동굴의 전체 길이는 15Km쯤 되며, 우리가 배를 타고 가는 거리는 3Km쯤 된다. 수심은 평균 2m이며, 가장 깊은 곳은 7m에 이른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현란한 모양의 종유석이 나타나고 온도가 낮아져 점점 더 서늘해진다. 냄새나는 코트지만 그것을 입지 않았더라면 추위를 느꼈을 것 같다. 이곳 사람들이 돌들에 특유의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 너무 어둡기도 하고 배가 빨리 지나가 이름과 돌의 연관성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구곡은하, 백의신선, 사탑, 보탑산, 옥녀봉 등 이름이 보인다. 가장 그럴듯해 보인 옥녀봉을 찍으려다 머리가 바위에 부딪칠 뻔했다. 전체적으로 84군데를 경승지로 정해 설명을 붙여 놓았다.
약 40분간 배를 타고 다시 입구로 나오니 더운 기운이 확 끼쳐오고 안경과 카메라 렌즈에 하얀 이슬이 맺힌다. 사진을 찍으니 화면이 부옇게 나온다. 본계 수동의 석회암 동굴은 이번 여행 코스 중 유적지가 아닌 유일한 관광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