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도 다시 그리기, 포토샵에서나 가능"

<알자지라>에 실린 카툰 동영상...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풍자

등록 2006.08.27 15:52수정 2006.08.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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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침공으로 중동 정세가 악화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 전략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스라엘의 강공 드라이브는 미국의 세계전략에도 일정 정도 부담을 주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국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중동 정세를 마음대로 주무르지는 못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시도는 중동의 저항 때문에 쉽사리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알자지라>
이러한 점을 반영하고 있는 카툰 동영상이 8월 15일자 <알자지라> 인터넷 판(http://english.aljazeera.net)에 보도되었다. 이 카툰 동영상을 만든 슈자아트 알리(Shujaat Ali)는 1971년 파키스탄에서 출생한 저명한 정치 카투니스트로 현대 미술, 에니메이션 등에서 다양한 재질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툰에 등장하는 인물은 손자와 할아버지다. 등장하는 소품은 컴퓨터다.

손자는 이스라엘을, 할아버지는 미국을 의미한다. 컴퓨터는 중동 정세를 의미한다. 손자가 컴퓨터를 조작하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중동 대리인으로서 중동 전략을 수행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또 할아버지가 손자의 등 뒤에 서 있는 것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손자와 할아버지의 대화를 중심으로 한 카툰 동영상의 주요 장면을 캡처했다. 카툰의 제목은 '지도를 그리다'(Maps maps).

손자가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이를 궁금해 한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묻는다. "이메일 체크하니?"


그런데 사진 속의 컴퓨터 화면에서 볼 수 있듯이, 누가 보더라도 손자가 이메일을 체크하는 게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뒷부분에서 나타나듯이 이는 할아버지의 컴퓨터 지식이 부족함을 의미하는 것인 동시에, 미국이 이스라엘에 비해 중동 정세 파악이 부족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알자지라>
"이메일 체크하느냐"는 할아버지의 물음에 대해 손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로 대답한다. "아뇨! 지도 작업하는 거예요."


<알자지라>
손자가 무슨 지도를 그리는가 하고 궁금해진 할아버지가 구체적으로 되묻는다. "뭐에 관해서?"

<알자지라>
손자는 "지도 바꾸기요"라고 답한다.

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및 레바논을 침공한 목적이 무엇인가를 보여 주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침공이 '중동지도 다시 그리기' 즉 중동질서 재편에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알자지라>
손자가 지도를 바꾸고 있다는 말에, 컴퓨터 지식이 부족한 할아버지는 "너 혼자 그걸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이는 최근 이스라엘의 행위가 미국의 뜻에 전적으로 부합하는 게 아니라 일정 정도는 이스라엘의 단독 의지에 기인하는 것임을 의미한다. 미국으로서는 작금의 상황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너 혼자 그걸 할 수 있겠느냐"라며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알자지라>
그러자 손자가 자신 있게 대답한다. "네! 무지 쉬워요."

이스라엘의 침략행위가 다분히 경솔한 전략적 판단에서 나온 것임을 빗댄 표현이다. 이스라엘은 자신만만하지만, 그런 이스라엘의 태도가 미국 눈에는 그저 우려스럽기만 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도 그러한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중동 사람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그렇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알자지라>
중동정세를 바꾸는 일이 '무지 쉽다'는 이스라엘의 말에 미국은 "하지만, 어떻게?"라며 의문을 나타낸다.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답이 이 카툰의 핵심이다.

<알자지라>
"포토샵요!"

포토샵 하나면 중동지도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이스라엘의 대답이다. 이스라엘이 포토샵이라는 공구로 중동지도를 바꾸려 하는 장면을 보여 준 것은 그러한 이스라엘의 시도가 비현실적임을 나타내려 한 것이다. 포토샵에서는 얼마든지 지도를 바꿀 수 있지만, 그것이 현실과 무관하게 벌어질 수 있음을 작가는 염두에 둔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의 중동정세 재편이 '포토샵' 같은 가상세계에서는 실현될 수 있을지 몰라도, 현실세계에서는 쉽게 실현될 수 없을 것임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카툰에 중동 사람들의 희망사항이 담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이스라엘의 침공행위가 쉽게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중동 사람들의 정세인식을 여기서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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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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