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서 차관, 사학법 관련 한기총에 자제 요청

한기총, 오는 9월2일 '비상구국기도회' 열어

등록 2006.08.29 10:57수정 2006.08.29 10:57
0
원고료로 응원
28일, 교육인적자원부 이종서 차관과 한국기독교총연합 박종순 대표회장은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으나 서로의 극명한 입장차만 확인했다.

이날 자리는 오는 9월2일 열리는 '비상구국기도회'에서 사학법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낮춰 줄 것과 개정 사학법 시행 동참 요구를 위해 마련한 것이었지만 간극을 좁히진 못했다.

이날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박종순 목사·한기총) 대표회장실을 방문한 이 차관은 "교육계가 어렵다"며 "회장님이 많이 도와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박종순 목사는 "쉽게 풀 일을 어렵게 만들어 문제가 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대화의 최대 화두는 개방형이사제와 임시 이사제였다. 개방형 이사제란 전체 이사의 4분의 1이상은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원회가 2배수 추천하는 인사 중에서 선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종교계는 학교운영에 대한 자율권 침해와 기독교 건학 이념 훼손, 나아가 선교도 할 수 없게 만드는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박 목사는 "개정 사학법은 기독교 사학 건학 이념 훼손과 더불어 선교도 할 수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박 목사는 "인내가 한계에 다다랐다"며 "1200만 기독인을 대표하는 한기총은 장외로 나갈 것"이라고 성토했다. 내달 2일 시청 앞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을 위한 비상구국기도회'에서 한기총은 사학법 재개정과 전시작적통제권 환수 유보를 외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이 차관은 "개정사학법에 대한 갈등은 서로 간 불신에서 비롯됐다"며 "교계가 불신의 잣대를 벗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개정 사학법의 핵심인 개방형 이사제는 학교운영위원회나 평의원회에서 추천하는 것이기에 외세가 학교 운영에 들어온다는 것은 기우"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개방형 이사제는 학교 운영 투명성과 비리 예방 목적 뿐 아니라 학교 운영의 전반적 과정에 구성원의 목소리도 담자는 취지도 포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박 목사는 답답한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정책입안자나 시행처에서는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 하고 있다"며 "정정당당한 절차와 과정을 통해 설득하면 설득당하겠지만 설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최희범 한기총 총무는 "학교운영위원회에 전교조 등 운동권 인사가 들어올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어 그는 "기독교인 중에도 전교조 등 운동권이 많다"며 "기독교 신자들이 운영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으로만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개방형이사제 문제 뿐 아니라 임시이사제도 논란거리였다. 임시이사제란 학교 내 문제가 발생하면 관할청이 임시이사를 선임, 파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논란이 되는 부분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임시이사가 재임할 수 있으며 임시이사가 파송된 학교는 관할청이 임시 이사를 소집할 수 있는 점이다. 또 임시 이사의 근무기한이 명확히 제시 되지 않는 것도 논란거리다.

이에 대해 종교계는 "사실상 학교 접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최희범 총무는 "이런 법은 사립학교를 공립학교로 만드는 것"이라며 거부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대화가 겉돌자 박 목사는 답답한 듯 "기독교가 순교 각오로 반대하는 개방형 이사제에 양보를 안 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에 이 차관은 "개방형 이사제를 비리 척결 차원으로 국한시키는 것은 소극적이고 잘못된 것"이라며 "공공기관 운영진의 다양성 확보에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이 차관의 답변에 즉각 불만의 목소리가 터졌다. 최 총무는 "학교 운영에 교수와 학생들이 참여하는 것이 과연 민주화냐"며 "체제와 제도에 따라 이뤄지는 교육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만 가능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차관은 "개정 사학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이사진이 구성돼있었어야 한다"며 "그렇게 안됐기에 법을 만들었다"고 맞섰다.

결국 이날 자리는 서로 간 극명한 입장차만 확인했다. 이후 이 차관은 박종순 대표회장에게 내달 2일 열리는 '비상구국기도회'에서 사학법에 관한 기독교의 목소리를 낮춰 줄 것만 주문했다. 이에 박 목사는 "너무 걱정말라"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니, 데모한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답변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3. 3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4. 4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5. 5 국방부의 놀라운 배짱... 지난 1월에 그들이 벌인 일 국방부의 놀라운 배짱... 지난 1월에 그들이 벌인 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