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병렬 "한나라, 재소자 출소 결의하나"

여야, 정기국회 사활 건 승부 예고... 열린우리 '무능' - 한나라 '부패' 자성론

등록 2006.08.31 14:13수정 2006.08.3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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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나라당 워크숍을 보니 음주, 폭언, 폭행 절대 안 하겠다는 결의를 하더라. 거의 재소자 출소할 때 결의문 같더라(웃음). 한나라당 지도부에서 그런 결의를 하게 한 이유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그런 일이 꼭 터질 것이라는 조바심 때문이다.

우리당 의원들, 공식적인 만찬 외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따라가지 마시라. 괜히 작년에 저처럼 옆에 서 있다가 싸잡아서 망신당하는 일 없어야 한다."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의 말이다. 선 의원이 3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자 좌중에선 웃음과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평소 무거운 토론장에 웃음을 만들어 내 '만담가', '개그맨', '규율부장' 소리를 들어온 선 의원은 작년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 등이 참석한 법사위 술자리 파문을 떠올리며 이같이 당부의 말을 전했다.

여야, 자성·단결 목청 높여

9월 1일 시작되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야는 의원 워크숍 등을 통해 당 결속을 다지고 입법 전략을 세우는 데 분주하다. 그런 가운데 의원들은 자성의 목소리를 내며 갖가지 아이디어와 당부를 쏟아내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유능한 집권여당'에 입을 모은 반면, 한나라당은 '윤리의식 제고'에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8월 30, 31일 이틀 동안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연찬회를 연 한나라당은 봉사정신 청렴의무, 허위사실 공표 금지, 품위유지 등을 명시한 '당직자 및 선출직 공직자 윤리강령'을 채택했다.

강재섭 대표는 "느슨히 가다가 무슨 일 생기면 망가진다, '참정치'는 국민이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고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라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자성부터 먼저 시작해야 한다, 솔직히 지방선거 이후 당이 아직 무기력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당 지지율에 대해서도 "냉정히 보면 정권의 오만과 독선, 무능과 실정에 의한 반사이익"이라고 꼬집었다.

지방선거 이후 위기의식은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였다. 김근태 의장은 특히 사행성 오락게임 파문과 관련 '국회책임론'을 의식해선지 "모든 의혹과 비리에 대해선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일벌백계하겠다"며 "부정비리와 관련된 사람에겐 엄중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부패하지 않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탄핵 이후 총선 때) '한나라당은 아니다'해서 몰아냈지만 그 뒤에 '그럼 이거다'라는 걸 보여주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의원들이 3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의원워크숍에서 선병렬 의원의 "(한나라당의 결의문이)재소자 출소할 때 결의문 같더라"라는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의원들이 3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의원워크숍에서 선병렬 의원의 "(한나라당의 결의문이)재소자 출소할 때 결의문 같더라"라는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정치권 빅뱅' 주도권 싸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한편 부패든, 무능이든, 이번 정기국회의 핵심 키워드는 여야 모두 "단결 또 단결"이다. 이번 정기국회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사실상의 마지막 정기국회다. 대선을 앞두고는 정상적인 국정감사가 치러지기 힘들다는 게 여야의 공통된 인식이다.

특히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면 연말·연초 있을 '정치권 빅뱅'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각 당의 사활을 건 승부가 예상된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보수는 부패해서 망하고 진보는 분열해서 망한다는 말이 있다"며 "정치권의 큰 변화 앞에서 뭉치면 우리가 변화를 주도할 수 있지만 흩어지면 변화의 흐름에 객체로 전락한다"고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강재섭 대표는 "우리끼리 자해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내가 좀 더 튀어서 이미지를 좀 올려보겠다 하는 것은 안 하는 게 좋다"고 '튀지말 것'을 공개적으로 당부하기도 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김형오 원내대표 등 의원 및 원외 당직자들이 지난 30일 오후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참정치운동 및 합동워크숍에서 전시작전통제권 논의 중단 촉구 결의문을 채택한 뒤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김형오 원내대표 등 의원 및 원외 당직자들이 지난 30일 오후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참정치운동 및 합동워크숍에서 전시작전통제권 논의 중단 촉구 결의문을 채택한 뒤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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