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전권환수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한나라당의 모습을 보면서 밀려드는 것은 이렇게 안보에 자신감이 없는 정당에게 정권을 맡겨도 되느냐는 의구심이다.
미군에 의존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저들은 자신들이 향유해온 모든 것을 상실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가득한 겁쟁이의 모습만 국민에게 보여줌으로써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히스테릭한 경기는 안보 논리를 정권유지수단으로 악용해온 박정희 정권이 남겨준 정신적 상흔이겠지만 지켜보는 국민은 한심스럽기 그지없는 것이다.
전시작전권 환수 논의를 반대하는 저들의 이유가 가관이다. 북한핵문제와 미사일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전시작전권을 환수하면 미국은 더 이상 한국 방위를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이유를 대고 있는 것이다.
미 대통령과 럼스펠드국방장관이 한국의 국방력이 북한침공에 대한 저지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해도 저들은 징징거리는 어린이마냥 전시작전권을 미군이 마냥 가지고 있어달라고 애걸하는 것이다. 그 동안 자주국방을 위하여 엄청난 국방비를 쏟았던 우리의 피나는 노력은 알 바 없다는 태도다.
이런 한나라당의 비굴한 태도와 병행하여 퇴역대장들까지 전시작전권환수논의를 반대한다면서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다며 나서고 있다고 한다. 이 중 상당수가 국방장관이나 합참의장이나 참모총장 등 정부와 국군의 최고지위를 역임한 인사들이다.
그런데도 이들이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전시작전권환수를 논의조차 두려워하는 것은 이들 퇴역대장들이 얼마나 졸장부들이며 자신감이 결여된 퇴물들이었는지 증명하고도 남음이 있는 장면이다. 이런 자들에게 국가운명을 맡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뿐이다.
한나라당만 아니라 보수언론과 보수 극우단체들까지도 난리법석이다. 전시작전권을 우리가 환수라도 해오는 날이면 당장 전란이 터질 듯 오도방정을 떨어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며 전시작전권을 환수하자고 주장하는 무리에 대해선 북한의 주장과 같다며 색깔론까지 등장시키면서 환수논란을 반대하고 나서는 판이다.
그러나 미국 측은 전시작전권 환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늦어도 2009년까지는 우리가 환수해가기를 요망하고 있다. 당연히 돌려받아야 할 전시작전권을 환수하지 않겠다며 우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전시작전권을 환수하면 우리는 비록 미군으로부터 안보도움은 받는 처지지만 남북평화협상이나 군축회담이 거론될 때 회담당사자로서의 자격을 갖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이 전시작전권조차 없는 상태라면 우리는 북한과 어떤 종류의 평화협상도 국축회담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런 사정을 뻔히 알고 있는 한나라당이 전시작전권환수를 논의조차 막으려드는 것은 오로지 정략적인 이해 관계를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희 시절처럼 안보논리를 우려먹자는 얄팍한 계산인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다. 이미 상당수의 국민이 지지를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대통령을 몰아세우고 정부를 때리는 모습을 삼가지 않는다면 상당수의 지지층이 이반해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대권을 잡으려는 인사는 그가 누구든 대통령 때리기는 삼가는 것이 득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는 미국 측에서 주한미군주둔비용문제와 미군기지 반환문제와 엮여서 거론해온 문제로 우리가 적극적으로 요구한 문제도 아니었음을 국민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민족의 장래가 걸린 문제까지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한나라당은 국민들에게 정권을 바라는 정당으로서 자신감이 있는 태도부터 먼저 보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거짓말을 삼가고 정직한 자세를 회복할 일이다. 아무리 차떼기로 검은 돈을 걸태질한 정당이라도 환골탈태하여 과거사를 반성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비는 겸손한 자세를 보여야하는 법이다.
지금처럼 한나라당이 진실을 비틀고 사실을 왜곡하면서 자신들을 내세우려는 꼴불견은 수치스런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정권이 탐나거든 역겨운 몽니부터 고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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