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인 아줌마로 보입니까?

외국인 주부 터전 마련 프로그램 수료식 스케치

등록 2006.09.02 09:10수정 2006.09.0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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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주부들이 일본 전통춤을 선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주부들이 일본 전통춤을 선 보이고 있다서정일
8월 31일, 순천YWCA 여성인력개발센터 강당에서는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순천시와 순천YWCA 여성인력개발센터가 공동으로 주관한 외국인 주부 터전마련 프로그램 수료식이 열렸다.

태국, 일본, 필리핀, 중국, 몽골 등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20여 명의 주부들은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한국의 문화와 풍습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또한 이력서 쓰기, 면접보기, 한자교육과 함께 양재와 의류수선, 한국요리 등의 수업을 받았다.

수료자 대표로 나온 일본인 주부 하마노 미호꼬씨는 "외국인 주부가 아닌 진정한 한국인 아줌마가 되기 위한 프로그램을 받아왔었다"며 "한국의 주부로 거듭나기 위해 그동안 열심히 공부했는데 이제 한국인 아줌마로 보입니까?"고 말해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조화순 순천YWCA 회장은 "외국에서 한국에 시집 온 여성들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하고 모든 문화 혜택을 받으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회장은 "그 동안 매우 보람됐다고 평가했다.

태국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주부들이 자신들이 공연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태국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주부들이 자신들이 공연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서정일
이어 진행된 '아내의 나라를 사랑합니다'라는 행사에서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모국 전통의상을 입고 나와 전통춤과 전통노래를 선 보였다. 또 이들은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한국의 가족들에게 편지를 써서 낭송하기도 했다.

한국으로 시집온 지 갓 두 달밖에 되지 않은 몽골의 자루갈씨, 그리고 한국생활 10년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한국음식이나 생활습관이 익숙하지 않다는 일본의 하마노 미호꼬씨. 이들은 "그 동안 한국에서 항상 주변인일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진정한 한국인 주부로 다시 태어났다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매년 많은 여성들이 한국으로 시집 와 살고 있지만 학연, 지연 등 한국사회의 특성상 잘 적응하기 힘든 면이 있다"면서 "외국 여성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소외감을 해소하고 직업교육을 받아 자생력을 많이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SBS 유포터 뉴스에도 송부합니다

덧붙이는 글 SBS 유포터 뉴스에도 송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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