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까지 서울시 마포구 신수동 복개당에 모셔져 동제를 받았던 전(傳)세조존영도. 이 당제는 조선시대에는 제관이 열 명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컸으나 일제 시대에 제관이 5~6명으로 줄었다. 1978년 노인정 공사로 철거되었다.국립민속박물관
역사가 왕을 중심으로 한 권력과 제도권의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기록되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기록된 역사의 주인공들보다 훨씬 더 많은 평민들의 삶은 현대에 이르러 그 중요성과 가치를 발하고 있다.
문화와 예술에서도 마찬가지다. 권세가, 명망가 중심으로 기록된 작품들 외에 제도권 밖 예술가들이 남긴 훌륭한 작품도 많았다.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있는 것 중 다수가 당대에는 예술가로 인정받지 못한 천민집단이 연행하던 것들이다. 그러나 이젠 그것들이 인류가 추앙하는 문화유산이 됐다.
최근 박물관도 유물 진열장을 벗어나 생태박물관, 자연사 박물관 등으로 그 의미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경제는 발전했지만 그런 세계적 경향에 충분히 조응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이제 불과 몇 년만 지나도 근대의 흔적들은 모두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IT강국인 대한민국에 근대생활사를 모은 '웹 아카이브' 하나 구축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진정 IT강국인지 의문스럽다. 세계 문화의 조류를 읽지 못해서가 아니라면,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민속 문화유산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