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은 유효한가?

주 40시간, 먼 나라 이야기

등록 2006.09.08 14:04수정 2006.09.0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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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이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며 분신자살을 한지 35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노동현장의 근로환경이나 조건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70년대 초반의 근로조건과 근로환경 속에서 현실을 한탄하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근로자들이 아직도 많다는 말입니다.
 
요즘 하던 일을 접어두고 공장에 다니고 있는 필자는 기업들이 최소한 근로기준법은 지켜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이 그리 만만치는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것은 아직도 많은 사업장에 법대로 근로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큰 선심을 베푸는 것 처럼 생각하는 사용자가 존재 한다는 겁니다.
 
법이 뭡니까? 인간이 해서는 않되는 사항을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로 규정하여 놓은 것 입니다. 사람이라면 최소한 법에 정한 이상 정도는 해 줘야 한다는 것을 명시한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이라는 외줄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면 최소한 사람 취급은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위에 말한 것 처럼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해야할 최소한의 내용을 담은 것 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 사실은 근로기준법에 나열된 사항을 사용자가 다 지켜 준다 해도 별로 잘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 입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공장은 하루 24시간을 2교대로 돌립니다. 주야간 맞교대를 하는 겁니다. 12시간 교대가 아니고 주간 11시간, 야간 13시간 입니다. 오전 8시 30분 부터 19시 30분 까지가 주간근무 그리고 나머지가 야간 근무 입니다. 이렇게 근무하면 주간근무하는 주에는 66시간, 야근하는 주에는 78시간을 근무 합니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사출공장에서 이런 근로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그리고 야근 수당도 시간외수당도 따로 없습니다. 그냥 한달에 얼마라고 정해 놓고 급여를 지급 합니다. 그리고는 그 급여에 야근, 연장등 제수당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낮은 급여에 통상임금과 평균임금이 같으니 세금도 많습니다. 작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도 큰회사에 다니는 사람처럼 월차도 쓰고 년차휴가도 쓰며 일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지금 주 40시간 근로를 시행하고 있다고요? 어느나라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100인 이하 사업장이라 그건 2007년이후에나 가능하답니다. 그래서 주 44시간을 아직도 실시하고 있냐고요? 그것도 아닙니다. 주 평균 72시간을 근무할 뿐 입니다.

근로기준법도 나라법 입니다. 나라법은 누가 수호 합니까? 검찰과 경찰 입니까? 그들은 식품위생법이나 외환관리법, 선거관리법, 부동산관리법등등등 돈과 관련된 법만 국법으로 알고 수호하는 조직 이잖아요.

근로자가 주장해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명시한 법은 지켜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근로자들이 일어섭니다. 무법천지에서 더 이상 못 살겠다고 근로기준법을 수호하겠다고 말 입니다.

지켜질 가치가 없다면 이미 법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근로기준법은 커뮤니티 관리규정이 아닙니다. 소규모 사업장의 근로자들은 힘도 없습니다. 정말 공권력 없이는 못 사는 사람들 입니다. 그 공권력의 힘을 좀 보여 주세요. 근로기준법도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의 준엄함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현행의 근로기준법이 모든 사업장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지켜 질 수 없다면 근로의 기준을 영세사업자도 지킬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든가, 아니면 영세소규모사업장을 통폐합해서 대규모 사업장으로 만들든가, 그것도 아니라면 제 배만 불리는 악덕 소규모 사업장은 강제 도태 시키고 선량한 사업장은 공적자금을 지원해 줘야 합니다.

작은 공장에서 만든 제품이 큰 회사에 납품되고 큰회사는 그것들 모아서 조립하고 내다 파는 것인데, 어째서 큰회사는 주 40시간을 일해도 먹고 살고 작은 회사는 주 72 시간을 일해도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참여정부는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 노력한다는데. 이것부터 해결하면 빈부격차는 저절로 해결 되리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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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 사회의 여러가지 현상들에서 느끼는 점들이 많으나, 한사람의 목소리로는 가까운 주위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것은 오염된 시화호를 바가지로 퍼내는 것 만큼이나 어리석은 짓 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뾰족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차에 오마이 뉴스라는 매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왕 회원에 가입할 바에는 기자회원으로 가입하면 좀 더 폭넓은 언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여러사람에게 알릴 수 있고, 나의 생각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견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 기자회원으로 등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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