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떠나는 지식 여행

[서평] 베니야마의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 1, 2권

등록 2006.09.08 10:43수정 2006.09.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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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 ⓒ 스타북스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은 유럽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식과 현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유럽의 신화와 전설, 성경 이야기를 토대로 유럽인의 삶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유럽의 자연환경과 유럽인의 생활환경 등 현지를 여행할 때 참고할 만한 내용도 소개한다. 특히 건축양식의 변화 과정을 설명한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1권은 신화와 역사 편이다. 1장 '신화와 전설'엔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 2장 '건축과 정원'엔 다양한 건축 양식과 그 변화 과정, 3장엔 공예 기술, 4장엔 일상생활이 담겨 있다. 2권은 축제와 문화를 다루고 있다. 성서, 축제문화, 자연과 음식물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1권에서는 건축 양식을 다룬 부분이 눈에 띈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연극문화에서 시작한다. 연극의 역사는 그리스식과 로마식 건축의 차이를 구분 짓게 하는 요소다. 그리스 시대에는 오케스트라가 중심이었지만, 로마 시대엔 무대가 중심이다. 그리스의 연극은 신을 위한 제사의 성격이 강했다면, 로마의 연극은 구경거리 성격이 강했다.

원형경기장은 로마 시대에 탄생했다. 사람들은 원형경기장을 '아레나'(라틴어로 모래라는 뜻)라고 불렀다. 경기장에 모래를 깔았기 때문이다. 효시는 U자형 경기장을 두 개 합쳐서 만든 타원형 건조물이다. 연극이 구경거리였던 것처럼 원형경기장도 목숨을 건 검투사들의 승부를 볼거리로 내걸었다. 이러한 풍조는 원형경기장에서 이뤄진 형 집행까지 구경거리로 만들었다.

이와 달리 그리스인의 특징은 '아고라'(광장)와 '스토아'(광장의 일부를 이룬 길쭉한 회랑, 광장 쪽으로 개방돼 있었다)에서 잘 드러난다. '제우스 에레우테리오스 스토아'는 소크라테스가 매일 찾아와 철학을 논한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a 로마의 '바실리카' 구조.

로마의 '바실리카' 구조. ⓒ 스타북스

'바실레우스 스토아'는 로마에 유입됐다. 로마인들은 이를 바탕으로 하되, 일(一)자였던 모양을 ㄷ자형으로 바꿔 안뜰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다시 그 사이에 지붕을 얹어 창문을 내기도 했다. 이것이 바로 로마의 '바실리카' 양식이다.


"그 후 수백 년 동안 바실리카 양식은 유럽의 공공건축, 특히 교회건축의 기본형으로 존속했다. 로마네스크식, 고딕식뿐만 아니라 르네상스식이나 바로크식 성당도 로마 시대에 비롯된 바실리카 양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1권 98쪽)

교회 건축 양식은 바실리카식, 로마네스크식, 고딕식, 르네상스식, 바로크식으로 변천했다. 이 책에서 로마네스크식과 고딕식의 차이(1권 117~118쪽), 르네상스식과 바로크식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1권 144쪽).


2권에서는 '자연과 음식물'을 다룬 2장이 와닿는다. 유럽의 특수한 농업환경과 이농현상에 대한 유럽 농민의 고충을 들을 수 있다.

유럽의 명물 중 하나는 빙하다. 빙하는 크게 상상(床狀)빙하와 산악빙하로 나눌 수 있다. "상상 빙하는 편편하고 두꺼우며 광대한 면적을 덮는다. 지금은 남극 대륙과 그린란드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으나, 전에는 유럽 북반부도 상상 빙하에 덮여 있었다. 산악 빙하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단순히 빙하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2권 150쪽)

유럽인의 먹을거리로 치즈를 빼놓을 수 없다. 치즈는 건조, 숙성 정도에 따라 연질, 반경질, 경질로 나눌 수 있다. 연질 치즈로는 카망베르가 유명하다. 반경질 치즈 중 푸른곰팡이를 이용해 숙성한 블루치즈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로크포르라는 블루치즈가 유명하다. 경질 치즈로는 2~3년에 걸쳐 건조, 숙성하는 파르미자노가 유명하다. 우리가 흔히 먹는 가공 치즈는 유럽에서 무시당할 뿐만 아니라 가게에서 팔지도 않는다고 한다.

저자는 와인 이야기도 풀어놓았다. '하우스 와인'은 대개 병째가 아니라 카라프(손잡이가 달린 서민적인 술 단지)나 유리잔(글라스 와인)으로 파는데, 고급 호텔이나 레스토랑에는 '하우스 와인'을 두지 않고 상표가 있는 '병들이 와인'만 팔기 때문에 반드시 병째로 주문해야 한다는 것.

와인에도 예법이 있다. 와인을 사는 사람이 시음하는 것이 상례며, 사는 사람이 다수일 경우엔 와인을 잘 아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잔을 내려놓고 따라야 하며 잔에 6할 정도 채우는 게 보기 좋다.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은 유럽 여행을 알차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준비서다. 여행 여부를 떠나 유럽에 관심이 있고 유럽 전반에 대한 집약적인 정보가 필요한 이들에게 권한다.

덧붙이는 글 | * 지은이: 베니야마 / 옮긴이: 서상원 / 펴낸날: 2006년 8월 10일 / 펴낸곳: 스타북스 / 책값: 각권 1만 2000원

덧붙이는 글 * 지은이: 베니야마 / 옮긴이: 서상원 / 펴낸날: 2006년 8월 10일 / 펴낸곳: 스타북스 / 책값: 각권 1만 2000원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 세트 - 전3권

베니야마 지음, 서상원 옮김,
스타북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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