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꽃 이름 중에서는 동물들의 이름을 붙여준 것들이 있다. 동물들과 유사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강아지풀'이다. 가을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이 강아지들이 꼬리치는 것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강아지의 꼬리는 자기감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반가우면 그 반가움을 숨길 수 없고, 두려우면 그 두려움을 숨길 수 없는 것이 강아지 꼬리다. 그 속내를 숨길 줄 아는 영특함이 있었다면 어쩌면 인간과 함께 공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강아지풀 외에도 노루오줌, 노루귀, 범꼬리, 꿩의다리, 매발톱 등 동물의 이름이 있는 꽃들이 많다. 그런 이름들과 연관을 지으면서 '진범'은 '진짜호랑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깊은 산 숲 속 그늘에서 자란다는 진범, 범을 만나러 깊은 산 계곡을 헤치며 올라갔다.